'2년간 최다' 피홈런 40개…사직 확장, 안경 에이스 날개 달았다
2022.01.31 13:22:28

롯데 박세웅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최근 2시즌 간 최다 피홈런 투수는 롯데 박세웅(27)으로 40개를 헌납했다. 특히 홈인 사직구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19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정면 승부를 선호하는 투구 스타일 상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피홈런이 많은 편이었다. 그래도 홈런이 잘 나오는 사직구장을 썼기에 피홈런 수치에서 손해를 봤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홈 구장에서 이득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최다 피홈런을 기록하면서도 꿋꿋하게 마운드를 버텼다. 2년 동안 토종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등판(56경기)했고 가장 많은 이닝(310⅓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해는 28경기 10승9패 평균자책점 3.98(163이닝 72자책점), 퀄리티 스타트 18회를 기록했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10승 투수와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복귀했다.

부상과 수술의 터널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성숙해졌다. 외국인 투수라는 보호막, 경험 많은 포수의 부재 속에서도 박세웅은 스스로 자신을 성장 시켰다. ‘안경 에이스’라는 칭호가 이제는 어울릴 만한 자리로 올라섰다.

그리고 박세웅에게 나름대로 외부 환경의 호재도 생겼다. 바로 사직구장이 확장이 되는 것. 올해 홈플레이트를 3m 가량 뒤로 당기면서 담장까지의 거리를 늘리는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담장까지 4.8m에서 6m로 1.2m가 높아진다. 투수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 지는 셈이다. 피홈런의 위험도 당연히 줄어든다.

박세웅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뒤 한 뼘 더 성장해서 자신감이 넘쳤다. 피홈런에 대한 부담도 서서히 떨쳐내고 있었다. 전반기 16경기 14피홈런이었지만 후반기에는 12경기에서 피홈런은 6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외야가 확장되는 것은 박세웅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외부 요소가 될 수 있다. 

지난해 토종 선발 투수들 가운데 최상위 수준인 평균 145.2km의 패스트볼 구속을 기록했던 박세웅이다. 패스트볼의 위력을 더욱 극대화 하는 피칭을 펼치면서 타자들을 압도하는 스타일로 변화할 수 있다. 주무기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 등의 변화구의 위력도 덩달아 상승할 수 있다. 사직구장 외야 확장은 박세웅에게 여러모로 큰 이득으로 다가올 수 있을 전망. 지난해 1.37의 땅볼/뜬공 비율도 뜬공을 더 많이 유도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현재 모습에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 저 역시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 이어 10승을 달성하고 170이닝을 소화하는 게 1차 목표다. 그렇게 된다면 팀 성적이 더 높은 곳에 있지 않을까”라며 에이스의 책임감을 강조했던 박세웅이다. 과연 박세웅은 롯데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키며 외부 환경 변화에 날개를 달고 더 비상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롯데 박세웅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