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설움→믿을맨 변신→첫 억대 연봉, 12년의 기다림 마침내 결실
2022.01.31 18:58:51

 

LG 김대유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그 동안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LG 좌완 믿을맨 김대유(31)가 프로 입단 12년만에 데뷔 첫 억대 연봉을 거머쥐었다.

LG 트윈스가 31일 발표한 2022 주요 선수 연봉 계약 현황에 따르면 김대유는 작년 4000만원에서 무려 212.5%(8500만원) 인상된 1억2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팀 내 투수 연봉 최고 인상률을 기록하며 데뷔 첫 억대 연봉의 기쁨을 안은 순간이었다.

김대유는 부산고를 나와 2010 넥센 3라운드 18순위 지명을 받은 13년차 늦깎이 투수다. 그 동안 이름 석 자를 야구팬들에게 알리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과 시련이 있었다.

김대유는 넥센에서 1군 데뷔도 하지 못한 채 2013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SK로 이적했다. 이후 2014시즌 마침내 프로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9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0.03으로 1군의 벽을 실감했고, 2017시즌 6경기 평균자책점 9.64라는 또 한 번의 부진을 거쳐 2018시즌을 마치고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김대유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9년 동안 1군 15경기 출전이 전부였지만 타 구단 문을 두드린 끝에 KT에서 가까스로 현역을 연장했다. 그리고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시즌 21경기 평균자책점 2.33으로 1군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김대유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또 다시 짐을 싸야 했다. 2019년 11월 개최된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은 것. 여기에 이적 첫해 3경기 평균자책점 23.14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잦은 투구폼 변경과 불확실한 보직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였다. 2021 스프링캠프서 다시 절치부심한 김대유는 그 동안의 부진을 딛고 지난해 LG 좌완 필승맨으로 우뚝 섰다. 64경기 4승 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2.13의 수준급 성적으로 마침내 오랜 무명생활을 청산했다. 2020년까지 10년 넘게 1군 39경기 등판이 전부였던 투수의 대반전이었다.

이제 이적, 방출, 무명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김대유와 어울리지 않는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한 팀의 좌완 1순위 옵션으로 우뚝 섰고, 그 동안의 노력이 첫 억대 연봉으로 이어졌다. 김대유는 올해도 LG 필승조의 한 축이다.

김대유는 지난해 한 시상식에서 기량발전상을 수상한 뒤 “항상 준비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을 갖고 지금까지 왔다. 오랜 기간 준비했던 것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 것 같다”고 감격의 소감을 전한 바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