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보다 어린 3년차 코치, 수석코치 초고속 승진…서튼의 심복 등극
2022.02.03 10:15:31

 

문규현 수석코치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김해,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 최고참 이대호(40)보다 어린 문규현(39) 코치가 선수 은퇴 이후 지도자 생활 3년 만에 수석코치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 코칭스태프는 완전히 재편됐다. 지난 2년 간 배터리 코치와 수석 코치, 임시 감독 대행까지 맡았던 행크 콩거 코치는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의 부름을 받고 팀을 떠났다. 투수 파트의 이용훈 코치는 NC의 제의를 받고 이적했다. 브랜든 맨 피칭 코디네이터도 미국 드라이브라인 아카데미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빈 자리는 대부분 외국인 코치들로 채워졌다. 배터리 코치는 제럴드 레어드 코치가 합류했다. 투수 파트에서는 뉴욕 메츠 투수진 육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리키 메인홀드 코치가 1군 메인 투수코치로 부임했다. 그리고 국내 코칭스태프를 이끌고 선수단의 군기반장 역할을 할 베테랑 코치도 영입했다. ‘도루왕 조련사’로 유명한 김평호 코치가 팀의 체질 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그러나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기존 코칭스태프에서 생겼다. 2019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코치 생활을 시작한 문규현 수비 코치가 수석코치까지 맡게 된 것. 당초 수석코치는 행크 콩거 코치였지만 팀을 떠났고 캠프 전까지는 공석이었다. 문규현 코치는 지도자 수업 3년 만에 수석코치까지 초고속으로 올라섰다. 코치 중 가장 베테랑인 김평호 코치는 작전과 주루, 그리고 외야 수비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스페셜리스트’로 남겨둔 채 서튼 감독과 함께 2군에서부터 호흡을 맞춰 온 문규현 코치가 서튼 감독의 심복으로 올라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튼 감독은 2일부터 김해 상동구장에서 시작된 스프링캠프 자리에서 “모든 과정과 결과는 준비에서 시작된다. 프런트, 새 코칭스태프들과 소통에 신경 썼다. 캠프 첫 날을 위해서다”라며 캠프 준비 과정을 설명하면서 “올해 문규현 코치가 수석코치를 맡을 것이다. 그동안 관계를 꾸준히 쌓았고 선수들과도 좋은 관계를 형성했다. 무엇보다 구단과 나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다”라면서 문규현 코치를 수석코치로 파격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선수 때부터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했던 문규현 코치다. 고참 선수 위치에 있을 때도 나이의 벽을 허물고 후배들의 얘기를 편하게 들어주고 성심껏 조언하는 선배로 유명했다. 코치 시절에도 마찬가지로 젊은 선수들과 교감하면서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롯데에서 3년 째에 접어든 서튼 감독이다. 선수단을 이미 파악하고 있지만 외국인 지도자로서 소통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 대신 문규현 코치는 롯데에서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현재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과 클럽하우스에서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서튼 감독이 2군 감독으로 부임한 뒤 2군에서 줄곧 호흡을 맞췄고 지난해 1군 감독이 되자 함께 1군 코치로 올라섰다. 서튼 감독은 자신의 야구색을 본격적으로 내기 위해 문규현 코치를 수석코치로 임명해 선수단과의 가교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대호보다는 1살 어리고 주장 전준우와는 불과 3살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이제는 사령탑을 보좌하는 위치가 됐다. 주장 전준우는 “선수들과 정말 잘 지냈다. 형이라고 불렀던 코치님이다”라며 “아무래도 소통이 잘 될 것 같다. 선수단 사이에서 얘기를  잘 했으니까 가교 역할을 잘 해주실 것 같다”라며 문규현 코치의 수석코치 선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경계에 가장 가까이 있는 문규현 코치다. 리그 전체 수석코치 중에서도 최연소다. 서튼 감독의 파격 선임이 2022년 롯데 덕아웃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