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MLB 갈 줄 누가 알았나, 너희들도 못할 것 없다" 벌크업 전도사 호언장담
2022.02.08 18:05:12

 

한화 하주석, 노시환, 정은원이 병살로 수비를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1.05.21 /OSEN DB



[OSEN=거제, 이상학 기자] KBO리그 트레이닝 파트의 권위자로 꼽히는 이지풍(44) 한화 수석 트레이닝코치는 넥센(현 키움) 시절 신인 김하성(샌디에이고)을 기억한다. 지난 2014년 입단 당시 175cm, 68kg으로 빼빼 마른 몸이었던 김하성은 이지풍 코치가 짜준 식단과 웨이트 훈련을 통해 벌크업에 성공했다. 매년 폭풍 성장을 거듭해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됐고, 지금은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있다. 

지난해 11월 한화에 새로 부임한 이 코치는 “김하성이 처음 입단했을 때 누가 메이저리그에 갈 거라고 생각했냐”며 한화의 기둥인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에게 “너희들도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김하성에 앞서 강정호, 박병호의 빅리그 진출 과정도 가까이서 지켜본 이 코치는 선수의 동기 부여가 갖는 힘을 누구보다 잘 안다. 

“10년 전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간다고 생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 사이에 생각도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당장 3년 후에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제가 야구하는 방법은 가르쳐줄 수 없지만, 선수들의 꿈과 목표 의식을 높여주고 싶다. 천장 위로 봐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2014년 넥센 입단 첫 해 캠프에 참가한 김하성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OSEN DB



선수들의 몸을 관리하는 트레이닝이 주된 업무이지만 이 코치는 선수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로 마음도 어루만져주는 기술을 가졌다. 이 코치는 겨우내 선수들과 빠르게 가까워졌다. 노시환은 이 코치의 강요가 아닌 설득으로 7kg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비시즌마다 인천 본가에 돌아가 개인 훈련을 했던 정은원도 대전에 집을 따로 구해 이 코치와 개인 운동을 했다. 주장 하주석도 이글스파크를 비시즌에 꾸준히 드나들며 몸을 만들었다. 

이 코치는 “타지역에 집이 있는 선수들도 대전에 집을 얻어 운동을 했다. 겨울에 대전구장의 주차장이 붐빈 게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런 마음만으로도 엄청난 변화라고 생각한다. 제가 강제로 하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24시간 선수를 관리할 수 없다. 본인들이 의지를 갖고 변화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코치는 “똑같은 방법으로만 하면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스스로 변해야 한다. 정은원, 하주석, 노시환에게 메이저리그를 말하는 것도 빈말이 아니다. 꿈과 희망을 가지면 못할 것이 없다”며 “팀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꼴찌 탈출이 목표가 될 순 없다. 당연히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화 선수들이 이지풍 코치와 함께 웨이트 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이 코치는 꼴찌에서 강팀으로 거듭난 넥센과 KT의 성장 과정을 함께한 경험이 있다. 강훈련만이 답으로 여겨졌던 한국 야구에서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웨이트 훈련으로 새 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넥센, KT가 꼴찌였을 때가 있었다. 그때 어린 선수들이 어느 시점에서 야구를 잘하게 되는지, 어떻게 변화를 주는지 봤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한화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보인다”고 기대했다. 

주목할 만한 선수로 특정 누군가를 꼽지 않은 이 코치는 “대박 칠 선수들이 보인다”며 슬며시 웃은 뒤 “선수들의 포텐이 갑자기 터지는 계기가 있다. 그게 뭔가 고민해보면 선수들에게 스스로 결정권을 줄 때, 자율성을 부여할 때였다. 지금 한화에는 젊은 코치 분들이 많으시다. 코치 분들이 선수들을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선수로 존중하며 대해준다. 쉽게 만나기 어려운 분들이다. 그런 면에서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전 그저 선수들의 몸만 잘 만들어주면 된다”며 한화의 변화를 확신했다. /waw@osen.co.kr

이지풍 한화 수석 트레이닝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