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9년차 만년 유망주, 또 반복되는 ‘올해는 터질까’
2022.02.10 15:14:47

 

KT 문상철 / OSEN DB



[OSEN=기장, 이후광 기자] 이제는 연례행사가 돼버린 문상철(31·KT 위즈)을 향한 오프시즌 기대감. 그러나 올해도 한 번 속는 셈 치고 그를 믿어보려 한다.

KT 이강철 감독은 2022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통합 2연패를 이끌 야수진 구성에 한창이다.

일단 어느 정도 윤곽은 드러난 상태다. 우승을 견인한 황재균, 장성우가 잔류하고, 홈런왕 박병호, 새 외인 헨리 라모스가 합류하며 포수 장성우, 1루수 강백호, 2루수 박경수, 3루수 황재균, 유격수 심우준, 중견수 배정대, 우익수 라모스, 지명타자 박병호 선발이 유력하다. 좌익수 자리는 조용호, 김민혁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통합 2연패를 위해선 각 포지션별 백업도 탄탄해야할 터. 이강철 감독은 “작년보다 그래도 야수 백업이 풍부해졌다”며 권동진, 신본기, 오윤석, 김병희, 송민섭 등을 언급했다. 권동진이 심우준, 신본기가 황재균, 오윤석과 김병희가 박경수의 뒤를 받친다. 송민섭은 올해도 외야의 슈퍼 백업이다.

문제는 승부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대타 자원이다. 좌타의 경우 김민혁, 조용호 가운데 1명이 대기하면 되지만 우타가 마땅치 않다. 냉정히 말해 우타 자원이 있지만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올해로 벌써 프로 9년차가 된 애증의 문상철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문)상철이가 올해만큼은 잘해줘야 할 텐데…”라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배명고-고려대 출신의 문상철은 2014 KT 2차 특별 11순위 지명 이후 8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망주 꼬리표를 못 떼고 있다. 프로 2시즌을 보내고 상무 입대를 택했지만 이마저도 전환점이 되지 못했다. 그래도 2020년 KBO리그 레전드 김태균의 타격폼을 장착한 뒤 74경기 타율 2할6푼 8홈런을 치며 알을 깨는 듯 했지만 지난해 다시 53경기 타율 2할1푼9리 2홈런으로 기록이 하락했다.

문상철은 전임 조범현, 김진욱 감독부터 이강철 감독까지 상당히 공을 들인 선수다. 그만큼 아마추어 시절 재능이 뛰어났고, 프로에 와서도 매년 퓨처스리그는 폭격을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 1군만 오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문상철은 여전히 KT에 필요한 자원이다. 특히 우타자인 유한준이 은퇴한 올해는 더욱 그렇다. 전력분석원도 2022 기장 스프링캠프 참가선수 팸플릿을 통해 그를 ‘전력분석의 PICK’으로 선정했다. 은퇴한 유한준은 #다들긴장해라는 해시태그로 역시 그의 잠재력을 주목했다.

올해는 과연 문상철이 KT의 든든한 우타 대타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매 년 이 맘때마다 자신에게 쏠린 관심을 이제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때가 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