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외롭게 하지 말자" 까까머리 뉴리더가 밝힌 '그날의 집합'
2022.02.10 19:31:00

 



[OSEN=함평, 이선호 기자] "목표는 똑같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류지혁(28)은 이제 이적생이 아니다. 2020년 시즌 중반 두산에서 팀을 옮겨 올해로 벌써 3년째를 맞고 있다. 두 번째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며 타이거즈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함평-기아 챌린저스필드에서 시작한 스프링캠프 첫 날 류지혁은 까까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2022시즌을 맞는 심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리셋을 하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따라다니는 햄스트링 부상도 훌훌 털겠다는 마음도 담겨있다. 

"이제는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상도 오래 지났다. '햄스트링 괜찮아?'라는 주변의 안부인사가 너무 싫었다. 괜찮은데 계속 물어본다. 올해는 생각없이 뛰겠다. 햄스트링 다쳤다고 생각하지 않겠다. 예전대로 내 방식대로 뛰려고 한다"고 밝혔다. 

캠프의 목표에 대해서는 "뭐든지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 타격은 잘 살아나가고, 타점 생산 능력 좋아지는 욕심도 있다. 찬스에서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주자 없으면 살아나가겠다는 믿음이 생기는 타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류지혁은 성격이 화끈하고 잘못된 것을 보면 지나치는 법이 없다. KIA 중간 지점에 위치해 선후배들에게도 할 말을 하는 선수이다. 특히 작년 시즌 경기 도중 후배들을 집합시킨 일이 화제였다. 

10월 21일 광주 한화전에서 10-0으로 지고 있던 2회말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투수들이 난타를 당해 망연자실하는 분위기였다. 그는 "우리 투수를 외롭게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강하게 말했다. 당시 상황은 고스란히 생중계되었다. 이적생이지만 리더의 자질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이야기가 나오자 류지혁은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초반부터 우리가 크게 지고 있었다. 애들이 놓아버리는 것 같은 플레이를 하더라.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관중들도 들어왔고, 우리는 선수이다. 게임 초반인데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우리가 할 것 하자! 우리 투수들이 던지는데 하늘만 쳐다보고 있지말고, 힘을 복돋는 말을 해주자고 했다. 투수가 점수를 내주면 야수가 점수 뽑아주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안나왔다"며 설명했다. 

류지혁은 "우리는 서로 부족한 부분 채워주어야 한다. 목표는 다들 똑같다. 내가 후배들 이끌어가고, 형들과도 이야기 잘해서 강팀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류지혁은 캠프 초반 주장 투표에서 김선빈 다음으로 많은 표를 받았다. 동료들의 신망을 받는 미래의 주장이라는 의미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