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꼴찌 후보? 본때 보여주고 복수하겠다" 최장수 베테랑 '작심발언'
2022.02.13 18:05:36

한화 장민재(오른쪽).

 

과거 함께했던 선후배들이 팀을 떠나면서 어느덧 팀 내 최장수 선수가 됐다. 2009년 입단 후 14년째 한화에만 몸담으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 특히 팀 성적 부진으로 인해 늘 시즌을 앞두고 가슴 아픈 평가를 들어야만 했다. '올해만큼은, 올해만큼은 달라지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과연 올해는 정말 달라질 수 있을가. 올 시즌 누구보다 이를 악물고 캠프에 임하는 베테랑이 있다. 한화 이글스의 투수 장민재(32)다.

최근 경남 거제에 차려진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장민재는 "60% 상태서 몸을 끌어 올리고 있다"면서 팀 분위기에 대해 "자유로운 가운데, 찬바람이 부는 분위기다. 늘 최하위다, 강력한 꼴찌 후보다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선수들 개개인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빌딩 기조 속에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정들었던 동료들과 작별한 장민재는 "한때 공허하기도 했지만, 그건 그거다. 저희는 다 프로다. 이겨야 하는 직업"이라면서 "어느새 제가 이 팀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가 됐다. 정말 최하위, 꼴등이라는 단어가 너무 싫다. 매년 시즌을 앞두고 나오는 이야기가 '한화는 꼴등'이라는 것이다. 속상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평가한 분들께 본때를 보여주고 싶다. 정말 발버둥치고 있다"면서 작심한 듯 이를 악물었다.

수베로 감독 부임 후 2년차. 지난 시즌 혹독한 리빌딩을 겪었다면, 올해는 승리와 성적도 함께 노린다. 장민재는 "일단 코칭스태프에서 누구를 기용해야 할 지 등 저희 선수들에 대한 판단은 다 끝났을 것이다. 야구는 저희(선수)가 한다. 어떻게 코칭스태프에 어필을 하느냐가 포인트일 것 같다. 초반부터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민재가 3일 경상남도 거제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몸을 풀고 있다.

 

2010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장민재는 24승 37패 3홀드 평균자책점 5.60의 개인 통산 성적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12경기서 승리 없이 2패만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 2.76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후반기 기존에 갖고 있었던 것을 과감하게 다 버리고 새롭게 시작했다.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시즌을 좋게 마무리했던 것 같다"면서 "캠프 합류 후 계획대로 돼 가고 있다. 제 모습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 사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다른 말 필요없이 제가 야구를 못했다. 그래서 정말 힘들었다. 제가 고쳐야 할 게 뭔지 찾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겼다. 우리는 프로다. 야구를 못하면 사라지는 건 당연하다. 이겨내고 올라서야 한다"며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

끝으로 그는 "그동안 '한화는 늘 꼴찌, 최하위다'라는 말에 자존심도 상했다. 상대 팀의 승리를 올려주는 팀이라는 말은 치욕스러웠다.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평가지만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어차피 현실이 말해줄 것이다. 그런 부분을 가슴에 새기고 독기를 품어 그렇게 말했던 분들한테 본때를 보여줬으면 한다. 최고의 복수는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는 거라 생각한다. 통쾌한 복수를 하고 싶다"며 다시 한 번 이를 악물었다.


경남 거제서 만난 한화 장민재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