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에 김하성이?' 배터박스가 더 주목받은 KIA 첫 라이브 피칭
2022.02.13 20:00:50

13일 전남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는 KIA타이거즈의 1군 첫 라이브 피칭이 열렸다./사진=김동윤 기자

 

KIA 타이거즈 1군 캠프의 첫 라이브 피칭은 따뜻했던 날씨만큼이나 훈훈했다.

KIA는 13일 오전 11시부터 전라남도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에서 첫 라이브 피칭을 가졌다.

약 50분간 진행된 라이브 피칭에는 유승철(24·17년 1차 지명), 한승혁(29·11년 1R), 이준영(30·15년 2차 4R)이 한 조, 이준형(29·육성), 김찬민(19·22년 2차 4R), 강병우(19·22년 2차 3R)가 다른 한 조를 꾸려 2번씩 조를 번갈아 가며 각각 총 20~30개의 공을 던졌다.

강속구 투수인 한승혁과 유승철은 첫 라이브 피칭임에도 여전히 빠른 공을 뿌리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지난해 현역 제대 후 올해 복귀를 노리고 있는 유승철은 약 2년의 공백에도 최고 시속 144km의 공을 던졌다. 다만 아직 몸이 덜 풀린 듯 제구는 좋지 않았다.

유승철은 라이브 피칭 후 "구위는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타자들을 세워놓고 던지는 것은 (올해) 처음이라 공이 뜨는 경향이 있었다. 오늘 투수 코치님께서 피칭을 많이 하고 (라이브 피칭에) 들어가자고 하셔서 많이 던지고 들어갔는데도 구속이 그 정도 나왔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 밖에 2022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에 지명된 신인 김찬민 차례에서도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김찬민은 유독 나성범(33)과 많이 만났다. 나성범이 몇 차례 가볍게 타구를 만들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땅볼 타구가 많아 김찬민의 구위도 나쁘지 않음을 보였다. 그리고 전주고 후배 김찬민의 피칭에 선배 최형우(39)가 "야구 잘 배웠다"라고 큰 소리로 격려하는 모습도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KIA 윤도현(왼쪽)이 13일 전남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1군 첫 라이브 피칭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도현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김하성(샌디에이고)의 타격 폼./AFPBBNews=뉴스1, KIA 타이거즈

 

하지만 이날 라이브 피칭에서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은 쪽은 마운드가 아닌 배터 박스였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2022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신인 윤도현(19)이다. 김하성(27·샌디에이고)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윤도현은 고교 시절 광주일고 유격수로서 광주동성고 유격수 김도영(19·2022년 KIA 1차 지명)과 라이벌로 불릴 기대주였다. 그 명성에 걸맞게 윤도현은 관계자들이 "정말 김하성 닮았네"라고 말할 정도로 김하성과 유사한 타격폼으로 강한 타구를 몇 차례 만들어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KIA 관계자는 "김종국 감독님도 지난 인터뷰에서 '윤도현의 폼이 김하성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윤도현에게도 물어보니 중2때부터 김하성의 폼을 따라 했고, 하다 보니 폼이나 (타석에서의) 행동이나 많이 비슷해졌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민식도 지난 겨울 훈련이 괜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듯 좋은 타격 컨디션을 자랑했다. 다만 그의 빠른 타구가 한승혁의 종아리에 맞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교체된 한승혁의 부상 정도는 다행히 병원에는 가지 않고 아이싱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라이브 피칭 후 김민식은 "타구 스피드가 빠른 편이 아니어서 지난 겨울 빠른 타구를 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잘 치는 타자들에게 물어보는 등 노력했고, 다행히 타구 스피드가 붙은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미소지었다.

이 밖에 내야수 박민(21)은 이날 라이브 피칭 중 선수들로부터 가장 큰 탄성이 나왔다. 마지막 턴에서 큼지막한 타구를 쏘아 올렸고, 공은 기아챌린저스필드 좌측 담장을 맞고 떨어졌다. 몇 cm만 더 날아갔어도 넘어갔을 홈런성 타구에 지켜보던 KIA 선수들은 내 일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훈련 전 "스케줄대로 잘 돼가고 있고 날씨도 오늘 내일 우릴 도와주는거 같다. 잘 맞아가고 있다"는 김종국 감독의 말이 절로 떠오른 첫 라이브 피칭의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