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ML, 거제 찍고 대전행…LA 절친 류현진&푸이그, 이러다 진짜 만나겠네
2022.02.24 02:26:50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이 푸이그와 포옹을 하고 있다.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거제를 찍고 대전에 간다. '친정팀' 한화의 1차 캠프에 이어 2차 캠프까지 합류하면서 LA 다저스 시절 동료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와 재회 가능성이 높아졌다. LA 친구를 대전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지난 17일 거제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류현진은 7일의 격리 기간이 해제되자마자 한화 캠프에 재합류한다. 그 사이 한화는 거제에서 1차 캠프를 마무리했고, 21일부터 대전에서 2차 캠프를 시작했다. 류현진은 23일부터 다시 친정 식구들과 같이 몸을 만든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미국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했을 시기. 매년 1월말 미국으로 출국한 뒤 2월 중순부터 캠프 일정에 들어간 류현진이지만 올해는 메이저리그 노사 갈등에 따른 직장 폐쇄로 특수 상황이다. 직장 폐쇄 기간에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구단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류현진도 미국 출국을 서두르지 않았다. 개인 훈련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친정팀 한화에 도움을 청했다. 한화의 협조로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거제에서 후배들과 훈련했고, 3차례 불펜피칭으로 피치를 올렸다. 한화 투수들도 현역 빅리거와 함께하면서 노하우를 직접 배웠다. 


토론토 류현진이 한화 캠프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2022.02.14 /OSEN DB



류현진이 처음 거제에 갈 때만 해도 2차 대전 캠프까지 합류할지는 몰랐다. 지난 3일 거제 캠프 합류 당시 류현진은 “직장 폐쇄가 끝나는 대로 2~3일 내로 미국에 들어갈 것이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새로운 노사단체협약(CBA)을 두고 양 측의 갈등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22일까지 7차례나 협상했지만 절충안을 찾지 못했다. 결국 류현진은 대전 캠프까지 한화와 함께하면서 직장 폐쇄 해제를 기다린다. 

정상적인 시즌 준비가 어려운 지금 이 상황이 답답할 류현진이지만 이로 인해 뜻밖의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도 생겼다. 한국에서 옛 동료 푸이그와 재회할 수 있게 된 것. 지난 2013년 류현진과 다저스에서 나란히 빅리그 데뷔한 푸이그는 6년을 같이 뛰며 친분을 쌓았다. 서로 격의 없이 장난을 치고, 구장 밖에서 밥을 같이 먹는 절친한 사이였다. 


키움 새 외국인타자 푸이그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10 /OSEN DB


올해 키움과 계약하며 한국에 온 푸이그는 고흥에서 1차 캠프를 소화한 뒤 2차 캠프를 강진에서 이어가고 있다. 키움은 내달 4~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와 이틀 연속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푸이그의 국내 실전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그때까지 류현진이 대전에 계속 남아있다면 두 선수의 재회가 이뤄질 수 있다. 류현진은 경기에 뛰지 않겠지만 경기 전후로 푸이그를 만날 수 있다. 

푸이그는 지난 3일 한국에 입국한 뒤 SNS를 통해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브라더의 나라에 왔다. 조만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보고 싶다”고 적기도 했다. 류현진 역시 한국에 온 푸이그를 두고 “대단한 도전이다. 적응만 잘하면 잘할 것이다”며 특유의 개성에 대해서도 “파이팅 있는 선수도 필요하다. 푸이그가 자기 스타일을 굳이 바꾸지 않았으면 한다. 착한 선수”라며 응원했다. 남다른 인연의 두 사람이 과연 대전에서 만남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2018년 LA 다저스 시절 디비전시리즈 승리 후 푸이그가 류현진에게 샴페인을 뿌리며 기뻐하고 있다.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