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근처가 스트라이크?→그래도 항의 없었다...' S존 확대 첫 실전 어땠나
2022.02.26 15:59:23

2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연습경기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비록 공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정상화 된 스트라이크 존'이 올 시즌 첫 실전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가 26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연습경기를 치렀다. 올해 스프링캠프서 구단끼리 연습경기를 치른 건 이번 경기가 처음이었다.

김종국 KIA 감독의 실전 데뷔전, 그리고 양 팀의 젊은 기대주들의 출격으로 많은 이목을 모은 경기였다. 하지만 이와 함께 더욱 관심을 많이 끈 부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올 시즌부터 넓어지는 스트라이크 존 확대(정상화) 여부였다.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에 확실한 변화를 주겠다고 예고했다. KBO는 "스트라이크 존을 유연하게 적용해 타자 신장에 따른 선수 개인별 존을 철저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또 스트라이크 존 개선을 통해 볼넷 감소, 공격적인 투구와 타격을 유도,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구계에서는 스트라이크 존 확대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있어 왔다. 특히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대표팀 타자들이 리그보다 더 넓은 존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투수진이 두텁지 않은 국내 여건에서, 투수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야만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사실 과거에도 시즌 초반만큼은 늘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시도하겠다고 했으나, 시즌이 흐르면 흐를 수록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게(좁아진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확실히 달라질 전망이다.

이날 첫 실전에서 예년과 비교해 더욱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1회말 무사 1루 상황. 한화 선발 김이환이 KIA 2번 타자 김태진을 상대로 볼카운트 0-2에서 3구쨰 높은 공을 뿌렸다. 김이환의 손을 떠난 공은 처음부터 높은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 포수 최재훈의 머리 위쪽에 꽂혔다. KBO 리그서 키가 작은 편(170cm)에 속하는 타자 김태진의 턱과 목 근처 높이까지 향한 공이었으나, 주심은 과감하게 팔을 휘저으며 삼진 판정을 내렸다.


1회말 KIA 김태진의 삼진 순간. 예년 수준이라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높은 쪽 공(빨간색 원)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 /사진=KIA 타이거즈 자체 중계 영상 갈무리

 

특별한 항의나 불만 표시는 전혀 없었다. 이미 KBO 리그 10개 구단 선수들 모두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이날 심판진은 박기택-김성철-김준희-김정으로 꾸려졌다. KIA와 한화 선수들 모두 매 타석마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신중히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공은 거의 대체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것으로 보였다. 지난해까지 애매하다 싶을 때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이날 경기서는 애매한 공이라고 보여질 때 여지없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는 모양새였다. 물론 최대한 볼을 많이 때려내면서 타격 감각을 찾아야 하는 연습경기라고 할 지라도 이른바 '눈야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볼넷도 9회 1사 후 한화 백용환이 KIA 투수 장재혁을 상대로 골라낸 게 유일했다. 앞서 5회초 KIA 투수 이준형이 한화 포수 이해창을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것과 함께 이날 전광판에 기록된 유이한 4사구였다.

이 경기에 앞서 수베로 한화 감독은 "스트라이크 존의 정상화에 있어 타자들이 적응하는데 문제는 없을 거라 본다. 경기의 질적인 향상을 기대한다. 또 경기 시간도 단축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KBO 심판진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등의 실전을 소화하며 차질 없이 정규 시즌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KBO 심판위원들이 스트라이크 존과 관련해 반복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KB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