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방' 주전 욕심도 초월한 간절함…"이제 좋은 얘기 들어야죠"
2022.02.27 05:57:14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김해, 조형래 기자] 이제는 포수진 불안과 고민을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들어진 롯데의 상황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스프링캠프지에 곳곳에서 들려오고 불안감이 감지되는 상황이 5년 째 반복되고 있다. 그렇기에 포수진 모두 이 상황을 극복하려는 간절함이 있다.

지난해 롯데는 지시완(28), 안중열(27)의 안방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어느정도 불안감을 씻었다고 평가를 받았지만 102개의 폭투를 기록, 2019년(103개)에 이어 다시 한 번 100폭투를 넘어서는 불명예 시즌을 만들었다.

지난해 72경기(52선발) 448⅓이닝을 소화했고 상무에서 안중열이 돌아오기 전까지 주전 포수 역할을 맡은 지시완은 “수치적으로 결과가 안좋게 나왔다. 당연히 안좋은 얘기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변명의 여지는 없다”라고 말했다.

기대주였지만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이었고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책임졌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롭게 다가왔다. 지난해를 배움의 시즌이라고 자평한 이유다. 그는 “이런 말을 할 나이는 아니지만 많이 배운 것 같다. 지금 나이면 이제 실전에서 실력으로 보여줘야 할 나이인데 지난해는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투수들과의 호흡에서 대화를 하면서 제가 확실하게 해야 할 부분들을 알게 됐고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면서 얻은 것들이 많았다”라고 밝혔다.

주전 포수로 자리를 확실하게 굳힐 수 있었지만 페이스가 떨어지는 타이밍에 안중열이 상무에서 복귀했고 곧장 두각을 나타냈다. 56경기(41선발) 364⅔이닝을 책임진 안중열보다 경기 수, 이닝은 더 많지만 후반기에는 안중열에게 비중이 좀 더 쏠린 상태였다.

그는 “체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성적이 떨어진 시기가 있었는데 그 시기에 스스로 쫓긴 것 같다. 조급해지니까 결과도 안 좋았다”라며 “저 스스로를 압박했고 궁지로 몰아넣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중열이가 돌아오고 경기에 많이 못 나갔는데 그러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멘탈을 다잡았다. 그러다 보니 좀 편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주전의 욕심은 어느 선수나 갖고 있다. 지시완 역시 “100경기 이상 출전하고 싶다”라며 주전에 대한 욕심을 넌지시 내비쳤다. 그러나 지난해 흔들렸던 시기를 되돌아보며 “당연히 주전 욕심은 있다. 하지만 주전 자리는 제가 정하는 게 아니다. 그런 부분은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내가 컨트롤할 수 없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할 것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하며 주전에 연연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팀 포수진이 더 이상 비판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강하기 때문. 주전 경쟁을 펼치는 안중열도 “풀타임으로 뛰고 싶다”라는 목표를 말하면서도 “이제 우리 팀 포수진이 더 이상 구멍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내가 1등은 아니더라도 팀을 1등이 되고 싶다”라며 롯데 안방에 불안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 바 있다.

지시완도 마찬가지다. 그는 “과거의 비판이나 수치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대신 올해는 우리 팀 포수진이 더 좋은 얘기를 들을 수 있게 잘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지난해 중열이와 대화도 많이 했다. ‘케미’는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제가 못하면 중열이가 먼저 나가는 것이고 중열이가 힘든 상황이 오면 제가 또 나갈 수 있는 것이다”라면서 안방 우려를 떨치기 위해 의기투합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수진의 안정을 이끈 뒤 바라보는 목표는 가을야구다. 지시완은 한화 소속이던 2018년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를 뛴 바 있다. 하지만 가을야구의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해보곤 한다”라는 지시완은 “가을야구에 올라가면 우리 팀 투수들은 잘할 것 같다. 지난해 투수진이 안좋았는데 올해 스텝업 할 수 있게 나도 공을 더 잘 받아주면서 도움을 주고 팀도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지시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