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각도’ 필요없다. 현대야구를 역행하는 LG 이호준 코치의 처방?.txt
2022.02.27 11:13:12

 

LG 이호준 코치가 김현수의 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OSEN DB



[OSEN=통영, 한용섭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된 타구의 ‘발사 각도’는 KBO리그에도 전반적인 트렌드가 됐다. 타자들은 발사 각도에 중점을 두고 타구를 띄우는 방향으로 타격을 해서 장타, 홈런 생산을 늘렸다. 삼진이 많아지는 부작용도 있지만, 타구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발사각에 신경을 썼다.

LG 트윈스와 이호준 신임 타격코치는 이러한 ‘발사 각도’ 트렌드와는 약간 다른 접근법을 제시했다. 발사 각도에 신경쓰지 않고 띄우는 타구보다는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을 주문했다. 류지현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제시하는 발사 각도 보다 낮은 ‘한국형’ 발사 각도를 언급했다.

LG는 지난해 팀 타율 2할5푼, 리그 8위였다. 낮은 팀 타율은 시즌 내내 고민거리였고, 결국은 해결 방안으로 오프 시즌에 이호준 코치를 영입했다.

통영 산양 스포츠파크에서 만난 이호준 타격코치는 자신의 타격 이론을 설명했다. 그는 “타자들에게 간결하게 치는 것을 주문한다. 타격폼으로 어려운 폼은 선호하지 않는다. 어렵게 만들어줘도 슬럼프가 오면 AS가 안 된다”고 웃으며 “간결한 폼에서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을 강조한다. (간결한 폼은) 슬럼프에서도 빨리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발사 각도, 회전 수 등을 계산해서 타격폼을 만드는 것은 무리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중요시 여겨지는 발사 각도, 타구의 스핀 등에 신경쓰기 보다는 ‘짧게, 간결하게, 강하게’ 치는 것을 강조했다.

이 코치는 “짧은 시간에 칠 수 있는, 타격자세에서 최단 거리로 치는 것. 손목 힘으로 강하는 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사 각도를 높이려고 하면 치려 나오는 시간이 길어지고 안 된다. 간결하게 짧게 치면 공을 조금 더 오래 볼 수 있어 선구안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공을 띄우는 것 보다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쳐라고 했다. 그는 “내로라 하는 타자들은 그런 스윙을 갖고 있다. LG에 와서 보니 고참 선수들은 그 정도 스윙을 갖고 있다. 웬만한 타자들이 손목 힘이 강해서 일부러 원심력을 이용하는 큰 스윙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도 비슷한 방향성을 언급했다.  류 감독은 “트래킹 데이터를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발사 각도가 30~35도 사이에서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은 메이저리그의 힘있는 타자들이라 그렇다. 지난해 KBO리그 우리 타자들의 데이터를 살펴보니, 발사 각도 30~35도 사이의 타구는 펜스 앞에서 많이 잡혔다. 오히려 20~25도 각도의 타구가 홈런이 가장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넓은 잠실구장을 고려하면 발사각이 20도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훈련할 때도 그렇게 주문한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이호준 코치의 지도 방향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치도록 강조한다”고 말했다. 라이드라이브 타구 생산에 중점을 두면, 하이패스트볼 공략에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했다. 류 감독은 “타자들이 지나치게 하이볼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 투수가 하이볼만 던지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되면서 투수들에게는 하이패스트볼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것이 장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타자들의 취약 코스가 될 수 있다.

이호준 코치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분명 타자에게 불리하다. 좌우로도 넓어지는 것은 타자들에게 굉장히 불리하다. 예측 타격(게스 히팅)을 어느 정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림수가 필요하다. 존이 넓어지면 코스를 모두 대처하기 쉽지 않다. 구종과 코스 중 하나라도 예측을 해서 타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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