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존 확대, 안우진-정찬헌에 '더' 이득" 키움 마운드, 더 강해진다
2022.02.28 11:07:49

 

안우진(왼쪽)과 정찬헌./사진=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2)과 정찬헌(32·이상 키움)이 올 시즌 바뀔 스트라이크존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KBO리그 한 구단의 전력분석원 A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터널링 이론에 따르면 하이 패스트볼과 낮게 들어가는 커브는 피칭 터널(Pitching Tunnel)을 공유해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유리하다. 키움에서 이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선수가 안우진과 정찬헌"이라고 주목하면서 "두 사람이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다른 선수들보다) 더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2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되, 빡빡하게 적용되던 범위를 원칙대로 적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스트라이크존 상단의 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KBO리그에도 불고 있는 하이 패스트볼 열풍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구단의 전력분석원 B는 "(스트라이크존이 위로 넓어지면) 하이 패스트볼을 잘 쓰는 선수들의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세간의 얘기에 동의한다"면서 "이외에도 12-6 커브나 낙차 큰 포크처럼 상하로 많이 움직이는 변화구를 가진 투수도 유리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를 잘 구사하는 선수가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이득을 볼 것이라는 점이다.

 

안우진./사진=김동윤 기자


올 시즌 키움의 2선발로 낙점된 안우진은 최근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볼 배합을 쓰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한 선수다. 지난해 21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3.26, 107⅔이닝 41볼넷 110탈삼진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전력분석팀 형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는 데 높은 공을 던지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해서 2년 전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확실히 뜬 공과 스윙도 많이 나와 투수에게 유리한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원래 주자가 나가면 직구와 슬라이더밖에 던지지 않았는데 지난해부터 커브나 다른 구종도 많이 썼다. 주자가 있을 때 여러 구종을 쓰다 보니 완성도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통과하는 패스트볼은 타자에게서 헛스윙을 유도하기 쉽다.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로 재미를 본 안우진은 이미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K/9) 9.2개로 리그 정상급 구위를 자랑했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까지 확대되면서 개인 커리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 경신도 기대된다.

 

정찬헌./사진=김동윤 기자


하지만 정작 송신영(46) 키움 투수 코치가 스트라이크존 변화로 가장 수혜를 누릴 선수로 꼽은 것은 안우진과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정찬헌이었다. 그는 평균 패스트볼 구속이 채 시속 140㎞도 나오지 않지만, 준수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상대한다. 선수 스스로도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다.

정찬헌 역시 "나는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좋은 커맨드로 코스를 활용해야 하는 투수"라고 자평하면서 "맞춰 잡는 투수이기 때문에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해 최대한 배트에서 미스가 나올 수 있게끔 던지려 한다"고 앞으로의 대응책을 설명했다.

그도 한때는 빠른 공으로 K/9가 7개에 육박할 정도로 상당한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였다. 선발 전환 이후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으나, 기본적으로 삼진을 잡는 방법은 아는 선수다.

올 시즌 키움은 에릭 요키시-안우진-타일러 애플러-정찬헌-최원태로 이뤄진 5인 선발 로테이션에 한현희라는 복귀 자원까지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한다.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를 잘 구사하는 공통점을 지닌 안우진과 정찬헌이 스트라이크존 확대라는 호재를 잘 이용한다면 키움의 마운드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