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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해, 조형래 기자] “정말 존경하던 선배였다.”

‘코리안특급’ 박찬호(49)는 한국 야구 역사에 이정표를 세운 선수다.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고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를 누비면서 호흡을 맞춘 포수는 총 35명이다. 대표적인 포수로는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전담포수였던 채드 크루터가 떠오른다(71경기). 그 외에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포수 마이크 피아자(89경기)와도 함께했다. 코리안특급의 역사를 함께했던 포수들 가운데 현재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들도 있다. 한 명을 꼽자면 올해 롯데의 새로운 배터리코치로 부임한 제럴드 레어드(43) 코치가 대표적이다.

박찬호와 레어드 코치는 텍사스 시절이던 2004년 4경기 호흡을 맞췄다. 박찬호의 4경기 평균자책점은 4.50(24경기 12자책점)이었다. 실제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기간은 짧았다. 현역 시절 박찬호는 물론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 등 사이영상급 투수들과도 호흡을 맞추며 799경기를 뛰었던 레어드 코치다. 하지만 당시 신인 포수였던 레어드 코치의 포수관에 많은 영향을 심어준 선수는 다름아닌 박찬호였다고.

레어드 코치는 “박찬호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우러러봤던 투수였는데 프로에 들어와서 같이 호흡을 맞추게 돼서 영광이었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였다”라며 “함께 식사도 하고 많은 얘기들을 나눴던 기억이 있다. 당시 볼배합과 경기 운영을 어떻게 진행해야할 지에 대해서 조언을 구했고 많은 얘기를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얘기를 나눴던 경험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포수들에게 투수와 대화를 자주 나눠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라며 “투수를 잘 이해하고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도 투수와 많이 얘기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박찬호와 나눈 대화와 경험들이 선수로서의 성장과 지도자로서 철학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박찬호와의 호흡,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생 브랜든 레어드, 2019년 부산 기장에서 열린 WBSC 18세 이하 월드컵에 미국 대표팀 코치로 참가한 인연 등 비교적 아시아 야구권과 가까이 있었던 레어드 코치다. 한국 야구 문화의 특성도 빠르게 습득하고 이해하면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레어도 코치는 “한국 문화 특성상 젊은 선수들이 베테랑 선수들에게 다가가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 팀의 젊은 토수들에게는 그런 것을 뛰어넘어서 포수로서 투수에게 진솔하게 얘기를 하는 게 낫다고 강조하고 있다”라며 “좋은 점, 나쁜 점을 솔직하게 투수에게 말해주면 투수는 그런 점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중열, 지시완, 정보근, 강태율, 그리고 퓨처스에서 콜업된 신인 엄장윤까지 지도하고 있는 레어드 코치. 롯데 포수진이 그동안 빈약했고 문제로 지적받았다는 점도 잘 알고 있을 터.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임자였던 콩거 코치와 대화도 했고 구단에 미리 얘기해서 포수들에 대한 데이터를 받았다. 한국에 도착한 뒤에 어떤 방식으로 훈련해야할지를 미리 분석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 와서도 감독님과 투수코치와 함께 우리 팀 포수진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얘기했다”라며 “그 결과 젊은 투수진과 우리 젊은 포수진이 함께 성장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현재 포수진에 대해서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훈련부터 시뮬레이션 경기까지 보면 운동신경도 좋고 반응속도도 좋다"라며 "문제는 전혀 없을 것이고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시즌 준비하는데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현재 포수진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jhrae@osen.co.kr

롯데 제럴드 레어드 배터리 코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