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교생 홈런 더비 2위, 그때 그 폼으로…돌아온 한화 1차 거포 변우혁
2022.03.01 11:38:22

한화 변우혁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화 내야수 변우혁(22)은 북일고 2학년 시절이었던 지난 2017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현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파워 쇼케이스 월드클래식’ 고교생 홈런 더비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국내 선발전 우승으로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거머쥐었고, 전 세계 고교 유망주들 사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공할 만한 파워를 뽐냈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연고팀 한화 지명을 받아 프로에 발을 디딘 변우혁은 첫 해 1군 29경기 타율 2할2푼6리 1홈런 2타점을 기록한 뒤 상무 입대했다. 전역 후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팀에 합류했고, 거제에서 대전으로 이어진 스프링캠프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27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첫 날 홈런, 이튿날 2루타로 연이틀 장타를 때렸다. 

변우혁은 연습경기 활약에 대해 “큰 의미 두지 않는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타이밍이나 밸런스, 방향성 위주로 생각하면서 경기에 들어가고 있다”며 “계획대로 조급해하지 않고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김남형·박윤 타격코치님께서 미국 홈런 더비에 나갔을 때 타격 밸런스가 가장 좋았다고 하셨다. 그때 영상을 보면서 같이 연습한 것이 잘 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고교 시절 변우혁은 왼쪽 다리를 들지 않고 노스텝으로 쳤다. 타고난 장사 체형으로 레그킥 없이 메이저리그 구장에서도 까마득한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프로에 와선 레그킥으로 변화를 줬고, 상무 시절에도 왼쪽 다리를 들고 치는 폼을 유지했다.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66경기 타율 2할7리에 그쳤다. 

변우혁은 “프로에 와서 레그킥을 시도했는데 기복이 심했고,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김남형·박윤 코치님께서 좋은 방향으로 잘 잡아주셨다. 코치님들이 고교 시절 홈런 더비 영상을 보고 이렇게(노스텝)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스프링캠프부터 변화를 줬다. 고교 시절 타격 밸런스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변우혁 /한화 이글스 제공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레그킥 시도는 그에게 하나의 과정, 성장통이었다. 변우혁은 “제 딴에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해야 강한 타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지금 폼이 훨씬 더 편한 느낌이다. 타이밍 잡기 수월해졌고, 더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만족했다. 

상무에서 보낸 2년도 그에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군생활하면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 박치왕 감독님과 여러 코치님들께 많이 배워 야구가 늘었다”고 고마움을 전한 변우혁은 “군대에 있을 때 팀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김태균 선배님이 은퇴한 것도 안타까웠고, 빨리 팀에 와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 다시 돌아왔으니 후회없이 해보려 한다”는 게 변우혁의 말이다. 

한화 1루는 이성곤이 주전을 맡을 게 유력하지만 변우혁도 경쟁 후보로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변우혁이 타격코치들과 많은 대화를 하며 타격이 좋아졌다. 배트 컨트롤이 향상됐다”며 “이성곤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1루 자리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는 말로 변우혁과 경쟁을 붙였다. 상무에서 수비력도 향상된 변우혁이라 충분히 좋은 경쟁이 가능하다. 변우혁은 “구단과 팬분들께서 기대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기회를 받으면 야구장에서 후회없이 과감하게 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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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변우혁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25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