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돈 받으면 이 정도 책임감 있어야죠" '85억' 허경민의 진심.txt
2022.03.02 20:53:32

허경민. /사진=양정웅 기자

 

프로 입단 후 13년 만에 부주장으로 승격된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32·두산)이 리더십을 제대로 뽐내고 있다.

허경민은 2일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누구나 선배가 되고 많은 돈을 받으면 이 정도의 책임감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후배들과 잘 어울리며 소통에도 적극적인 허경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부주장으로 선출됐다. 허경민은 야수조장에도 뽑히며 투수조장 홍건희(30)와 함께 주장 김재환(34)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감투의 압박은 없을까. 허경민은 "앞으로 이것보다 더 높은 직책을 맡을지도 모르지만, 이 위치가 된다면 누구나 그런 마음가짐이지 않을까 싶다"고 단언했다. 최대 7년 85억 원의 고액 계약을 맺은 선수로서의 책임감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이는 동기이자 절친 정수빈(32)에게 던진 농담과도 일맥상통한다. 앞서 "(허)경민이가 알아서 잘할 것 같다. 나는 옆에서 지켜보겠다"고 말한 정수빈에게 그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 금액이 야구만 잘하라고 주는 돈이 아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정수빈(왼쪽)과 허경민. /사진=두산 베어스

 

다행히 허경민을 도와줄 '지원군'도 있다. 바로 두산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김인태(28)와 강승호(28), 박계범(26), 20대 중후반 선수들이다. 과거 자신과 정수빈, 박건우(32·NC)의 역할을 떠올린 허경민은 "셋이 많이 의지하면서 밑에 있는 동생들이 그런 걸 보고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1년 성장하는 게 보여서 나도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고백했다.

울산 2차 캠프부터 합류한 베테랑 트리오 오재원(37)과 김재호(37), 장원준(37) 역시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많이 든든하다"고 밝힌 허경민은 "형들이 있음으로써 가벼운 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한 "저와 형들이 좋은 시즌 보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끝으로 허경민은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후배들에게 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나이니까 이만큼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최고의 시즌을 보내려고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며 따끔한 조언을 남겼다.

앞서 "그라운드에서 너무 착해지면 안 된다"고 했던 허경민은 "'저 선수가 돈 많이 받고 잘한다고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인사만 잘하면 인성이 나쁘다는 소리는 안 듣는다"며 기본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