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엔 '150억 FA' 잡아버린다는 영건이 있다, 항저우행 티켓도 함께
2022.03.04 20:52:03

송명기. /사진=NC 다이노스

 

"한번 상대하고 싶어요. 진짜 재밌을 것 같아요"

지난해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낸 NC 다이노스의 기대주 송명기(22)가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제 정들었던 선배와의 맞대결만을 기다리고 있다.

송명기는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 후 인터뷰에서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150억 FA' 나성범(33)의 이름을 언급했다.

송명기는 "저도 (나성범과 붙고 싶다고) 그랬다. 안부전화 하면서 '삼진 잡겠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만나고 싶다"며 맞대결을 기대했다.

이날 송명기의 투구는 정말 나성범과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선발 웨스 파슨스(30)의 뒤를 이어 3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송명기의 올해 첫 실전 등판이었다.

첫 타자 정주현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송명기는 다음 타자 문성주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9번 박재욱까지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에는 위기도 있었다.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맞은 송명기는 무사 2루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박해민과 문보경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았다. 4번 유강남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송명기는 5회 시작과 함께 조민석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이날 송명기는 2이닝 동안 7타자를 상대,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6km/h를 기록한 패스트볼을 비롯, 커터와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제대로 빼앗았다.


송명기. /사진=NC 다이노스

 

송명기는 프로 2년 차인 2020시즌 9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차전 무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챙겼다. 어린 나이에도 다양한 구종과 베짱 있는 투구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활약 속에 지난해에는 시작부터 선발진에 위치했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송명기는 2021시즌 8승 9패 평균자책점 5.91에 그쳤다. 6월 4경기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하다 7월에는 2경기 10실점을 기록하는 등 기복도 심했다.

제대로 된 몸을 만들기 위해 송명기는 지난 시즌부터 몸무게 증량에 나섰다. "운동을 좀 많이 했다. 빠진 줄 알았는데 쪘다"고 말한 송명기는 "던질 때도 느낌이 오히려 더 좋다"며 현재 느낌을 설명했다. 식단 조절을 따로 했느냐는 질문에는 "부모님이 차려주신 음식을 먹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시즌 확대되는 스트라이크 존은 송명기에게는 호재다. "행복했습니다"라며 웃은 송명기는 "볼 배합이 더 유리해진 게, 높은 공을 썼다가 존에 들어오는 공을 던져서 속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송명기의 시선은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 승선으로 향한다. 선발 조건(24세 이하, 프로 3년 차 이하)에 해당하는 그는 "동기부여가 된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선배들도 바람을 넣고 있다. 송명기는 "형들이 "갈 수 있다"고 많이 얘기해준다"며 팀 내 분위기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아시안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잘 안 하려고 한다"면서 신중한 반응도 보였다.

프로 3시즌 만에 우여곡절을 겪은 송명기. 과연 올 시즌 자신이 원하는 아시안 게임 승선과 나성범 삼진 잡기, 두 미션을 모두 이룰 수 있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