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왕도, 새 외인도 고개 갸웃... 바뀐 S존 적응, 시간이 필요해
2022.03.04 21:43:57

NC 닉 마티니(오른쪽)가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포수 유강남에게 마스크를 주워주고 있다. /사진=OSEN

 

KBO 리그가 올 시즌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스트라이크 존 확대, 한 달 동안 교육과 연습을 반복하고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는 4일 창원NC파크에서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NC가 6-0으로 승리하면서 올해 첫 실전 시리즈에서 2연승을 달렸다.

시즌 개막 전 실시하는 연습경기나 시범경기는 승패 결과보다는 구단이 겨울과 스프링캠프에서 연습한 내용을 점검하고, 그해 시즌에서 바뀌는 점을 점검하는 시간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바뀐 스트라이크 존 역시 점검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2월 초 KBO 심판위원회가 전 구단을 돌며 교육에 나섰지만 아직 적응에는 한 달 정도의 시간만이 주어졌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은 경기 중 바뀐 존에 대해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선구안으로 정평이 난 선수들도 예외는 없었다. 지난해 125개의 4사구를 얻어내며 출루율 1위(0.456)에 오른 LG 홍창기(29)는 이날 1회 초 첫 타석에서 볼카운트 3-1을 만들었다. NC 선발 웨스 파슨스(30)의 5구째는 다소 높은 쪽으로 향했다. 예년이면 볼로 판정될 코스, 홍창기는 배트를 내렸다.

그런데 판정은 스트라이크였다. 선수들이 강조하던 '포수 마스크 쪽' 공이었다. 고개를 숙인 홍창기는 다음 공에 방망이를 냈지만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홍창기의 첫 번째 타석.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공이다. /사진=NC 다이노스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이런 모습은 상대팀 NC에서도 나왔다. 1회 말 무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새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31)는 볼카운트를 3-2까지 몰고갔다. 그리고 LG 선발 손주영이 던진 공은 역시 포수 마스크 높이로 들어왔다. 심판의 콜은 당연히 삼진이었다. 미련이 남은 듯 마티니는 타석을 지켜보다가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마티니 역시 이동욱 감독이 경기 전 "본인만의 존이 있는 선수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로 선구안에 있어서는 뒤지지 않는 선수다. 그렇지만 아직 스트라이크 존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적응할 선수는 다 적응한다. 홍창기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마티니 역시 3회 다시 들어선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나가며 출루에 성공했다.

현장에서는 선수들에게 '과민반응'을 자제시키고 있다. 류지현(51) LG 감독은 3일 경기 전 "선수들이 너무 지나치게 (존에 대해) 신경을 안 썼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내놓았다. 이어 "기존보다 볼 하나 정도 차이인데 그 부분을 지나치게 의식한다고 하면 다른 투구까지도 밸런스 흐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실전을 통해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실전을 해봐야 감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는 한 달 가까운 시간이 남았다. 선수들이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기에는 모자란 시간은 아니다. 3월 내내 선수들은 존 적응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