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첫 출발, 버나디나 향기 솔솔...테스형* 한 방에 기대만발
2022.03.06 19:57:07

[OSEN=부산, 김성락 기자] 5일 오후 부산 기장군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에서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연습경기가 열렸다.2회초 KIA 소크라테스가 홈런을 날리고 있다. 2022.03.05 /ksl0919@osen.co.kr


[OSEN=이선호 기자] 테스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실전 2경기만에 홈런을 터트렸다. 지난 5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홈런을 신고했다. 2017년 버나디나의 재현을 예고하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0-0으로 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KT 선발 배제성의 2구 체인지업을 그대로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겨버렸다. 힘들이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냈다. 초구 직구는 그대로 지켜보고 변화구를 공략한 것이 눈에 띠는 대목이었다.

지난 3일 대구 삼성전(2타수 무안타 1볼넷)에 이어 두 번째 실전만에 장타를 만들어냈다. 생각보다 빠른 첫 손맛이었다. 김종국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희망을 안겨주는 한 방이었다. 2021시즌 팀 역대급으로 폭망한 장타력과 득점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2017년 우승 주역 로저 버나디나와 비슷한 공수주를 갖춘 유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입단했다. 미국에서는 장거리형 타자는 아니지만 구속이 느리고 제구력이 충분치 않는 KBO 리그에서는 20홈런 이상을 때리는 중장거리형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버나디나는 2017년 입단 당시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중견수 수비와 빠른 발을 갖춰 방망이가 터진다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만한 외인타자 가능성이 있었다. 버나디나는 당시 2월 11일 오키나와 실전 첫 경기(자체 홍백전)에서 홈런을 날려 남다른 기대를 안겨주었다. 

개막 이후 4월까지는 타율 2할5푼5리 1홈런에 그쳤다. 실망의 눈길이 쏠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 달 적응기를 보낸 이후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시즌 타율 3할2푼, 27홈런, 111타점, 118득점, 32도루의 우등 성적을 냈다. 소크라테스도 실전 2경기만에 큰 타구를 날렸다는 점에서 비슷한 출발이다. 


2017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첫 실전에서 홈런을 터트린 로저 버나디나./OSEN DB

 

소크라테스는 미국에서 몸을 완전히 만들어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서서히 컨디션을 조절했다. 프리배팅에서는 힘들이지 않고 코스 별로 짧고 가벼운 스윙으로 타구를 만들고 마지막 3개 정도는 풀스윙하는 루틴을 펼쳐왔다. 힘이 잔뜩 들어갔던 작년 외인타자 프레스턴 터커와는 완전히 다른 스윙으로 홈런을 생산했다.  

소크라테스는 버나디나 처럼 리드오프와 중심타선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에는 리드오프로 나섰고, 이날은 중심타선에 포진했다. 홈런 한 방으로 클린업 자격을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제 실전 6타석에 불과하다. KBO리그의 새로운 스트라이크존과 한국 투수들의 투구 패턴까지 적응의 길이 멀다. 그럼에도 제2의 버나디나의 향기를 풍기기 시작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