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수 쟁탈전, 뜻밖의 20대 다크호스 가세 '사령탑이 웃는다'
2022.03.07 05:23:19

이정범(왼쪽)과 최상민./사진=SSG 랜더스

 

"좌익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김원형(50) SSG 감독의 말이다. 좌익수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팀으로선 건강한 경쟁은 언제나 반갑다.

SSG의 2022시즌 외야진 구성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중견수는 최지훈(25), 우익수는 한유섬(33)이 개막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것이 유력하다. 지난 겨울 팔꿈치 수술을 한 추신수(40)는 정상 컨디션이 된다면 오는 6월부터 우익수로 나설 수 있다. 그러면 한유섬이 좌익수로 위치를 옮기는 밑그림을 그려놨다.

하지만 추신수가 외야수로 나설 수 없는 4월부터 6월까지 좌익수에 마땅한 주인이 없다. 다만 후보들은 많다. 현재로선 오태곤(31) 가장 유력해보이지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얼굴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다시 야수로 전향한 하재훈(32)도 있다.

그리고 젊은 야수들도 만만치 않다. 첫 1군 캠프를 무사히 완주한 이정범(24)과 최상민(23)이 눈에 띈다. 이정범은 지난해 타격 실력으로 김원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바 있다. 9월 12일 1군 데뷔전을 치른 이정범은 두 번째 경기인 14일 한화전에서 멀티히트, 18일 삼성전에서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렇게 1군 무대를 밟은 이정범은 19경기를 소화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이정범은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마음으로 타격에 임했다. 그래서 초구부터 자신있게 돌렸고, 좋은 결과가 있었던 거 같다. 홈런 타자가 아닌데 홈런이 나와 얼떨떨했다"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적극적인 타격을 계속해서 고수한 부분은 아쉬워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타격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계속 초구부터 휘두른 것이 아쉽다. 볼도 골라내고 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1군의 맛을 본 이정범이 겨우내 보완해야 할 것이 바로 수비다. 좌익수 한 자리를 차지할 수있다는 것은 더 큰 동기부여로 따라온다. 이정범은 "분명 좋은 기회가 되는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해서 한 번은 기회가 올 것이다. 그때를 위해 수비를 보완하고 있다. 안정감있는 수비를 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연습경기에서도 중용됐다. 지난 6일 삼성과 평가전에서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수비에서 큰 실책 없이 마쳤다.


조동화 코치와 수비 훈련을 하는 이정범(왼쪽)./사진=SSG 랜더스

 

또 한 명의 선수는 최상민이다. 육성선수로 SK(SSG 전신)에 입단했다. 2월 1일부로 정식 선수가 되는 기쁨을 누림과 동시에 처음으로 1군 캠프에 참여했다.

특히 최상민은 퓨처스리그에서 수비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자 김원형 감독이 그를 콕 집어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조동화(41) 코치는 "최상민은 수비와 주루에서 워낙 좋은 능력을 보이고 있다. 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을까 할 정도였다. 일단 수비는 세 포지션이 모두 소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 가치가 큰 선수다. 현재 캠프에서 이진영(42) 코치 아래서 열심히 타격 훈련을 했다. 타격만 나아진다면 분명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상민은 "한 번 멘털적으로 힘든 적이 있었는데, 2군 코치님들의 도움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그때 수비력도 더 오르고, 자부심이 생긴 거 같다"고 말한 뒤 "조동화 코치님께서는 스타트를 중요하게 짚어주신다. 예전엔 타격음이 들리면 바로 따라가려고 했다. 코치님께서는 여유를 가지고 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셨고, 그렇게 하면 더 편하고 빨리 따라갈 수 있다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정범과 반대로 최상민은 타격을 보완해야 한다. 그는 "이진영 코치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 매일 물어볼 정도다. 예전에는 몸이 나가는 타격을 했는데, 교정을 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뒤에서 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타격폼 수정이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최상민 역시 삼성과 평가전에 출전했다. 6회 최지훈을 대신해 중견수 대수비로 들어간 최상민은 볼넷과 안타를 기록하며 멀티 출루를 완성했다.

최상민은 "시즌 들어가기 전까지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난 뒤 1군 데뷔를 꼭 하고 싶다. 1군에서 뛰게 된다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타격 훈련하는 최상민./사진=SSG랜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