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많이 멀다" 롯데 타자들의 '뉴 사직' 체험기.txt
2022.03.07 15:12:56

 

OSEN DB



[OSEN=부산, 조형래 기자] 확장된 사직구장의 체감효과는 확실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타자들이 대다수였다. 

롯데는 7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이어갔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하던 도중, 사직구장은 대규모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홈플레이트를 뒤로 2.884m 당기면서 외야를 확장하는 효과를 만들었고 외야 담장 역시 4.8m에서 6m로 높였다. 투수들에게는 유리하고 타자들에게는 다소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외야 담장 공사는 끝났고 아직 불펜 공사는 그물망 설치가 남아 있는 상황. 여전히 야구장 곳곳에는 대공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날 선수들이 그라운드 적응훈련을 펼치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특히 타자들에게 넓어진 사직구장이 어떻게 다가올지는 스스로도 궁금한 대목이었다. 실제 타격 연습을 하면서 느껴야 할 부분.

전준우, 이대호, 정훈, 안치홍이 한 조를 이뤄서 새로워진 사직에서 첫 배팅훈련을 시작했다. 감각을 조율한 선수들은 저마다 힘차게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 그런데 과거 사직구장이었으면 담장을 살짝 넘기는 타구나 담장을 맞출 만한 타구들이 높아진 담장에 걸리거나 외야 워닝트랙에 떨어졌다. 큰 타구가 나올 때마다 선수들이 환호성을 질렀지만 타구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선수들은 “와 많이 멀다”를 연발하면서 확장된 사직구장을 여실히 체감했다.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는 118m에서 120.5m로 늘어났고 좌우 담장까지 거리는 95m에서 95.8m가 됐다. 거리 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좌중간, 우중간이 넓어지면서 광활한 외야가 생성됐다. 그리고 타자들의 체감 자체가 이전과는 다른 듯 했다. 구장 크기는 작지만 잠실구장과 비슷한 형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첫 타격 훈련에서 새로워진 사직구장을 넘긴 선수가 아무도 없었을까. 당연히 있었다. 두 번째 조로 나선 한동희와 DJ 피터스는 번갈아가며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한동희가 큼지막한 타구 2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는 등 장거리 타구들을 연신 뿜어냈다. 피터스도 한동희에게 자극 받은 듯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 외에도 지시완, 추재현도 장타력을 과시하며 손 맛을 봤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된 반응은 역시 “많이 멀어졌다”였다.

래리 서튼 감독은 "옆으로 커진 것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문규현, 김평호 코치와 많이 얘기를 했다. 수비에서 컷오프 릴레이, 베이스러닝 등을 어떻게 해야할지 확인하려고 한다"라며 "오늘 첫 훈련인데 더 넓어진 구장을 활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시범경기 12경기를 홈에서 치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달라진 구장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타격적인 면에서는 "타격 훈련 하면서 느끼겠지만 우리 팀 공격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팀은 플라이볼을 치려는 것은 아니고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 만드는 팀이다"라며 "아마 잠실과 비슷한 체감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동희는 "야구장이 많이 커진 것은 맞는 것 같다. 선수들과 같은 얘기를 했다. 예전에는 빗맞은 것도 넘어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확실하게 잘 맞혀야 넘어가는 것 같다. 오늘 잘 맞았다고 생각한 타구들은 모두 넘어갔다"라며 "좌우중간도 커져서 2루타도 많이 나올 것 같다"라고 달라진 사직구장에 대한 소감을 설명했다. /jhrae@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