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151억, 그럼 류현진은 200억? 2년 후 한화의 고민.txt
2022.03.09 13:06:57

김광현-류현진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김광현(34·SSG)의 KBO리그 복귀와 함께 2년 후 류현진(35·토론토)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가 류현진에게 어떤 대우를 해줄지 궁금증을 낳는다. 

지난 8일 SSG 복귀를 확정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4년 총액 151억원으로 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의 조건이다. 지난 2017년 1월 롯데 이대호(4년 150억원), 2021년 12월 KIA 나성범(6년 150억원)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은 FA 신분이 아니라 계약금을 따로 받을 수 없다. 이에 SSG는 순수 연봉과 옵션으로 김광현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4년 평균 연봉은 32억7500만원으로 추신수(SSG)가 갖고 있던 역대 최고 연봉(27억원)도 훌쩍 넘어선다. 만 34세로 적잖은 나이지만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김광현은 실력이 건재하다. SK 시절부터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가치도 인정받았다. 메이저리그 미련을 버리고 돌아온 것에 대한 보상의 의미도 있다. 

김광현이 역대 최고 대우로 돌아오면서 벌써부터 2년 후 류현진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맺은 4년 FA 계약이 내년 시즌 끝으로 만료된다. 다시 FA가 되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남을 수도 있지만 복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로 지난달부터 친정팀 한화 캠프에서 함께하며 후배 선수들과 정을 쌓고 있다. 메이저리그 10년차로 웬만한 것을 다 이룬 류현진이 토론토와 계약이 끝나는 대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KBO리그 복귀시 보류권을 갖고 있는 한화에 돌아와야 한다. 류현진은 지난달에도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한화로 돌아올 것이다. 마지막은 한화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확인했다. 

만약 2년 후 류현진이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커리어를 보면 류현진이 최고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한화에서 7년을 기여하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류현진은 포스팅 금액으로만 약 280억원을 선물하고 떠났다. 구단이 보답해야 할 명분이 있다. 한화를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로서의 상징성도 크다. 올해 토론토에서 받는 연봉이 2000만 달러(약 247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KBO리그 최초의 200억원 규모의 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토론토 류현진이 캐치볼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3.01 /OSEN DB


최근 몇 년간 FA 선수 영입에 인색한 한화이지만 돈을 쓸 때는 제대로 크게 쓴다. 지난 2011년 12월 일본에서 돌아온 간판 타자 김태균에게 옵션 없이 순수 연봉 15억원으로 파격 대우를 했다. KBO리그를 넘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10억원대 연봉으로 큰 화제가 됐다. 

류현진도 단위 자체가 다른 초특급 대우를 받을 자격이 차고 넘친다. 그러나 몇 가지 현실적인 변수가 있다. 먼저 2024년 류현진은 만 37세의 노장이 된다. 만 34세 김광현과 4년 계약을 한 SSG처럼 선뜻 장기 계약을 주기 어려운 나이다. 계약 기간이 줄어들면 규모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내년부터 도입되는 구단별 연봉 총액 상한제 샐러리캡도 감안해야 한다. 샐러리캡 상한액을 1회 초과한 팀은 초과분의 5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2~3회 연속 초과시 각각 초과분의 100~150% 벌금과 함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하는 불이익을 받는다. 샐러리캡 제도의 특성을 감안하면 류현진에게 2~3년 연속 무작정 많은 연봉을 몰아넣을 수 없다는 점이 한화의 딜레마다. 

지난 2012년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당시 만 39세였던 박찬호는 연봉 계약과 관련한 모든 것을 구단에 위임했다. 한화는 당시 류현진의 몸값을 기준으로 총액 6억원(연봉 4억원, 옵션 2억원)을 제시했지만 박찬호의 뜻에 따라 이 돈을 모두 유소년 야구 발전 기금으로 내놓았다. 규정상 받아야 했던 최저 연봉(2400만원)도 모두 기부했다. 사실상 무료 봉사한 박찬호처럼은 아니더라도 류현진이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거나 기부를 포함한 형태의 계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waw@osen.co.kr


한화 시절 박찬호-류현진 2012.06.03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