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더 좋은 것 같네요” 더 커진 사직도 넘긴다…한동희 인생시즌 준비
2022.03.10 12:36:18

 

OSEN DB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저는 좀 더 좋은 것 같네요."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올해 스프링캠프 첫 훈련을 진행했다. 단연 관심사는 더 멀어지고 더 높아진 사직구장 외야 담장이다. 홈플레이트를 백네트 쪽으로 2.884m 당기면서 가운데까지 120.5m, 좌우는 95.8m로 거리가 늘어났다. 수치적으로는 크게 멀어지진 않았지만 좌우중간이 넓어지는 효과가 만들어졌다. 마치 잠실구장과 비슷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실제로 이날 첫 타격훈련에서 타자들 대다수가 새로워진 홈 구장 담장 앞에서 좌절했다. 예전에는 넘어갔던 타구들이 담장에 걸리거나 워닝트랙에 떨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이제는 팀의 중심이자 대표 거포가 되어야 하는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23)는 멀어지고 높아진 담장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낮은 탄도의 타구가 연거푸 담장을 넘어갔다. 지난해 타구속도 평균 153km의 파워를 재차 확인한 순간이었다. 타자들 대다수가 "많이 멀다"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한동희는 되려 자신의 순수 파워를 과시하며 적응을 시작했다.  

이미 한동희는 커지는 사직구장을 의식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한동희는 "야구장이 커진다고 해서 부담은 전혀 없다. 어차피 잘 맞은 타구는 다 넘어가게 되어있다"라며 "홈런 숫자가 줄어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야구장이 크면 더 잘 맞은 것 같다. 거리가 가까우면 힘이 들어갈텐데 정확하게 친다는 생각으로 친다면 더 좋은 타구들이 나올 것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새로워진 사직구장에서 첫 타격훈련을 마친 뒤 한동희의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저에게는 좀 더 좋은 것 같다. 멀리친다는 생각보다 공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라며 "정확하게 맞은 것은 다 넘어갔던 것 같다. 이제 실전에서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정확하게 치도록 해야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야수들이 커버해야 할 공간들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2루까지 가기 힘들었던 타구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좌우중간이 넓어졌으니까 2루타도 늘어날 것 같다"라면서 중장거리 타구로 장타율에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동희의 시즌 최고 장타율은 거포로서 약간 부족한 .443이었다. 2루타성 타구들로 장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도 덩달아 상승할 것으로 스스로 내다본 것이다. 

모두가 타자들에게 불리하다고 하는 환경 변화다. 그러나 한동희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 데뷔 후 4년 동안 조금씩 성장했고 성숙해진 한동희다. 그리고 지난해 잠재력이 완전히 터질 것이라는 조짐도 보였다. 이제 한동희는 환경과 관계없이 인생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