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떠난 빈자리→KBO 최단신이 주전 꿰찼다, 내친 김에 AG까지?
2022.03.11 10:37:00

삼성 김지찬.

 

이학주(32·롯데)가 떠난 사자 군단의 유격수 자리는 결국 'KBO 리그 최단신(163cm)' 김지찬(21)이 차지했다. 이제 그는 내친 김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에 도전한다.

시범경기 개막을 이틀 앞둔 10일, 삼성 라이온즈가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쳤다. 삼성 선수단은 지난달 3일 경산 볼파크에서 캠프 일정에 돌입해 36일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사령탑은 이번 캠프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10일 구단을 통해 "시즌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잘 진행한 것 같다. 여러 가지 훈련을 했고 선수들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흡족한 심경을 드러낸 뒤 "올해도 혼연일체의 자세로 팬들과 함께 가을 야구의 끝까지 도전해 보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 타이 브레이커(1위 결정전) 끝에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친 삼성은 올 시즌에도 우승에 도전한다. 삼성은 비록 박해민을 LG로 떠나보냈지만, 내부 FA 강민호를 눌러앉혔다. 여기에 구자욱, 피렐라, 오재일, 김상수, 강민호 등이 버티고 있는 야수진도 견고하다.

이번 스프링캠프의 관건은 역시 중견수와 유격수 포지션이었다. 박해민이 떠난 자리는 일찌감치 김헌곤이 주전 중견수로 낙점을 받는 모양새였다. 다만 유격수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특히 이학주가 지난 1월 트레이드(투수 최하늘, 2023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를 통해 롯데로 이적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이번 캠프에서 삼성의 유격수 자리를 놓고 김지찬과 신인 이재현이 경합을 벌였다. 결국 사령탑은 일단 김지찬의 손을 들어줬다. 허 감독은 "유격수는 김지찬, 중견수는 김헌곤을 기용할 예정"이라면서 그 배경에 대해 "포지션에서 가장 안정적인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김지찬은 2020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해부터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32(254타수 59안타), 1홈런 13타점 47득점 21도루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타율 0.274(296타수 81안타), 1홈런 26타점 50득점 23도루로 활약했다. 다만 경험이 적은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실책이 10개(2020시즌), 19개(2021시즌)로 많을 수밖에 없었다.

완전한 풀타임은 아니지만 2년 간 많은 출전 경험을 쌓았다. 당초 서울고를 졸업한 올해 1차지명 루키 이재현(19)과 유격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지만 사령탑은 경험이 훨씬 풍부한 김지찬을 택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재현에게 완전히 기회가 사라진 건 아니다. 허 감독은 "이재현과 김재혁 모두 기존 선수들을 위협할 정도의 실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며 높이 평가했다.

이제 김지찬은 내친 김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까지 노린다. 24세 이하(U-24) 또는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릴 예정인 가운데, 김지찬 역시 강력한 유격수 후보 중 한 명이다. 올해로 프로 3년차. 만약 주전을 차지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비력과 함께 좋은 공격력까지 보여준다면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과연 김지찬이 2022년을 자신의 한 해로 만들 수 있을까.


삼성 김지찬(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