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함 뽐내고 싶어” 이미지 변신 도전한 고영표 수염 근황
2022.03.12 11:53:58

[OSEN=기장, 이후광 기자] 수염을 기른 고영표 / backlight@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국가대표 에이스’ 고영표(31·KT)가 수염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노린다. 올해부터는 마운드에서 강인함을 뽐내며 퀄리티스타트를 쌓겠다는 각오다.

지난 6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마무리된 2022 KT 스프링캠프.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이번 캠프에서 구위 연마와 더불어 외모에 파격적인  변화를 줬다. 2014년 KT 2차 1라운드 10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얼굴에 수염을 기른 것이다.

고영표의 수염을 본 KT 동료들의 반응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고영표는 “깎아야 한다, 어울린다, 수염을 기르고 있구나 등의 반응이 나왔다”고 웃으며 “그 동안 내가 하는 거에 비해 조용하고 캐릭터가 없다는 느낌을 받아 변화를 주고 싶었다. 너무 선한 이미지가 강해 강인함을 뽐내고 싶었다. 물론 선한 게 안 좋은 건 아니지만 운동선수로서 강인함을 주고 싶다”고 이미지 변신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고영표는 군에서 돌아와 지난 시즌 26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의 호투를 선보였다.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결정구와 이닝 소화력을 앞세워 MVP 아리엘 미란다(두산), 동료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함께 퀄리티스타트 부분 공동 1위에 올랐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에이스를 담당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만이 설 수 있다는 한일전 선발로 낙점됐다.

올해의 경우 수염 기르기라는 새로운 루틴과 함께 캠프에서 몸을 착실히 만들었다. 캠프 마지막 날 위력적인 불펜피칭을 선보인 그는 “올해는 연습경기를 많이 하지 않아서 어색하지만 캠프는 재미있고 즐거웠다. 불펜피칭, 몸 상태 등 전반적으로 모든 게 만족스럽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OSEN=부산, 민경훈 기자]KT 고영표가 그라운드 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2.05 /rumi@osen.co.kr


올 시즌은 본인의 외모와 더불어 스트라이크존에도 파격적인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KBO는 이번 시즌 최대 화두로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꼽은 터. 고영표는 “확실히 심판들이 넓게 보는 느낌이 든다”며 “던지다가 애매한 부분이 있으면 포수, 심판과 이야기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하이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져서 그 쪽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6경기서 21차례의 퀄리티스타트와 166⅔이닝을 기록한 고영표. 그는 “투수는 도전하는 자리다”라고 강조하며 “올해는 늘 하던 대로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170~180이닝을 던지고 싶다. 우리팀은 선발진이 좋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4일 휴식으로) 많은 경기에 나간다. 작년보다 3~4경기 정도 더 나간다면 이닝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고영표를 향한 눈높이와 기대치가 훨씬 높아진 상황이다. 국대 에이스, QS 머신, 토종 잠수함 등 각종 별명이 이를 알 수 있는 대목. 때문에 부담이 더 가중되고, 이에 따른 책임감도 커질 수 있다.

고영표는 “내가 퀄리티스타트를 계속 달성하면서 주변 눈높이가 높아졌다.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면서도 “부담감을 책임감으로 바꾸겠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고, 나만의 리듬을 결국 잘 소화해야 한다. 냉정하게 초심을 되찾고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작년보다 잘하자는 생각은 살짝 내려놨다. 고영표는 “당연히 시즌을 완주하면서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평균자책점을 낮추고, 퀄리티스타트를 많이 하고 싶다”며 “그러나 투수는 도전을 해야한다. 작년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작년 정도는 해야 한다는 마음이 독이 될 수 있다. 초심을 갖고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