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은 턱수염을 왜 길렀을까 '파격 변신'→근데 단 하루만에...
2022.03.13 18:53:58

 

LG 고우석이 12일 KT와 원정 시범경기에서 8회말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시범경기 첫날, 야구 외적으로 팬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를 모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LG 클로저' 고우석(24)이었다.

LG 트윈스와 KT 위즈가 1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시범경기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비로 인한 그라운드 사정 때문에 결국 취소됐다. 이제 LG는 고척으로 이동해 키움과, KT는 이동 없이 수원에서 두산과 각각 2연전을 치른다.

LG는 전날(12일) 시범경기 첫날부터 주전 멤버들을 모두 선발로 앞세우며 본격적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경기 전 류지현 LG 감독은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투수 2명은 무조건 내보내겠다고 했는데, 그건 바로 함덕주와 고우석이었다.

먼저 팀이 4-0으로 앞선 7회. 함덕주가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삼진 2개 포함,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이어진 8회말 KT의 공격. LG 클로저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용모가 눈에 띄었다. 과거 깔끔했던 얼굴이 아닌,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마운드에 오른 것. 그의 턱수염이 익숙하지 않은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큰 관심을 보였다. 그 중에는 코미디언 겸 방송작가인 유병재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고우석의 턱수염은 LG 더그아웃에서도 큰 화제였다는 후문.

팬들의 다소 놀라는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우석은 위력투를 선보였다. 선두타자 강백호를 공 2개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송민섭을 2구째 3루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홍현빈을 4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무리했다. 최고 구속은 153km/h(네이버 문자중계 기준)까지 나왔다.

 

LG 고우석.

 

경기 후 고우석은 구단 공식 방송 채널을 통해 수염을 기른 이유를 공개했다.

"수염을 길렀다기보다는 안 잘랐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냥 좀 뭐랄까. 색다른 모습이라고 하겠다. 캠프를 치러 오면서 아직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아들이 잘 지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길렀다. 이미 와 계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끔 3,4일만 면도를 안 해도 많이 덥수룩해지는 편이다. 그때마다 저희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이 있다. 미쳤냐고….(웃음)"

이어 고우석은 면도 계획에 대해 "바로 면도를 하려고 한다. 팬 분들께서도 다 보셨기 때문에 아마 메시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한 분이라도 밀지 말라고 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시즌 전까지만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고우석은 턱수염 공개 단 하루 만에 깔끔하게 면도를 마친 뒤 13일 KT 위즈파크에 나타났다. 평소 팬들의 머릿속에 있는 예전 고우석의 모습 그대로였다.

고우석은 "팀이 매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개인적으로 속상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그런 시즌을 만들고 싶다. 덧붙여 가능하다면 개인 타이틀도 노려보고 싶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팬 분들께서 많이 (경기장에) 못 오셔서 아쉽고 속상하다. 올해는 관중석이 꽉 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때가 찾아왔을 때 저희가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말끔하게 면도를 하고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 나타난 LG 고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