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뛰면 아프다네” 왕조 이끈 57억 내야수, 올해는 재기할까?
2022.03.15 02:17:04

[OSEN=고척, 이대선 기자]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2회말 1사에서 두산 오재원이 키움 김혜성을 땅볼로 처리하고 있다. 2022.03.12 / sunday@osen.co.kr

 

[OSEN=수원, 이후광 기자] 두산 베테랑 내야수 오재원(37)이 온전치 않은 몸 상태를 딛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시범경기가 개막한 지난 12일 두산 선발 라인업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지난해 45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오재원이 고척에서 키움을 맞아 7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것이다. 이날 경기만큼은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2회말 김혜성의 어려운 타구를 호수비로 아웃 처리하며 벤치의 박수를 받은 뒤 5회초 공격에서 선두로 나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신고했다.

오재원은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특유의 야구센스와 악바리 근성을 앞세워 리더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그는 2015년, 2016년, 2019년 우승을 해낸 두산 왕조의 주역이었다. 당연히 활약에 대한 보상도 두둑했다. 2015시즌이 끝난 후 4년 총액 38억원, 2020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19억원에 FA 계약하며 두산 원클럽맨을 선언했다.

그러나 두 번째 FA 계약 이후 에이징커브가 찾아왔다. 2020시즌 85경기 타율 2할3푼2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8월 15일 키움전을 끝으로 아예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 결과 45경기 타율 1할6푼7리 5타점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계약 2년차를 마쳤다. 이어진 포스트시즌에서는 엔트리 승선이 예상됐지만 김태형 감독은 “지금까지 함께 해왔던 선수들을 쓰는 게 맞다”며 그를 외면했다.

오재원은 FA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아 재기를 위한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 오프시즌 미국으로 건너가 지난 2018년 데뷔 첫 3할 타율(3할1푼3리)을 맛보게 해준 덕 레타 코치를 찾아 조언을 구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잠실, 울산 스프링캠프를 차질없이 진행하며 시즌 전망을 밝혔다.

냉정히 말해 올 시즌 역시 오재원에게 전성기 시절 모습을 기대할 순 없다. 그러나 그가 1군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 차이다. 강승호, 박계범, 안재석 등 젊은 내야수들에게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수할 때 비로소 완벽한 리빌딩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건강만 보장이 된다면 아직도 충분히 1군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변수는 몸 상태다. 노쇠화라는 또 다른 변수를 극복할 때 재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수원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본인이 열심히 하는데 몸 상태가 괜찮은 편이 아니다. 잔부상이 있어서 한 번 뛰고 나면 계속 아프다는 보고가 올라온다”며 “계속 지켜봐야할 것 같다”는 시선을 보였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