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km 투수 포기하고 얻은 5툴 괴물루키, 매일 볼 수 있어 좋다
2022.03.17 05:06:55

KIA 타이거즈 신인 김도영이 안타를 때리고 있다./OSEN DB

 

[OSEN=이선호 기자] "매일 나오는 선수 뽑겠다".

맷 윌리엄스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작년 2022 1차 지명을 앞두고 구단이 곤혹스러운 고민에 빠졌을 때 내놓은 답이었다. 비공식 경기에서 156km를 던진 광주 진흥고 문동주, 5툴 괴물 야수로 이름이 높았던 광주 동성고 유격수 김도영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5일 또는 6일에 한 번 나오는 투수 보다는 매일 경기에 나오는 야수를 뽑는 것이 더 좋다는 논리였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감독 답게 투수보다는 타자가 흥행에도 더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서 나오는 말이었다. 결국 KIA는 문동주를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고 김도영을 선택했다. 

야구에서 투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강한 투수가 있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KIA도 모를 일이 없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투수를 포기한 KIA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KIA의 대들보 투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문동주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OSEN=대구, 조은정 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3회초 KIA 선두타자 김도영이 동점 좌월 솔로포를 때려낸 뒤 나주환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2.03.15 /cej@osen.co.kr


우선 프랜차이즈 간판 야수가 필요했다. 현재 주전 가운데 프랜차이즈 스타는 김선빈 정도이다. 벌써 15년 차에 접어든다. 내야의 핵으로 자리잡는 젊은 야구가 절실했다. 제 2의 이종범이라는 찬사도 외면할 수 없었다. 타격과 주력이 판박이였다. 야구 센스도 으뜸이라는 평가였다. 매일 야구천재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설레임을 안겼다.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건강 문제로 스프링캠프 1군 출발은 무산됐다. 3월 1일에야 1군 캠프에 합류했다. 김종국 감독은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루키를 바로 연습경기에 출전시켰다. 김도영은 분위기를 조금씩 익히더니 시범경기에서 천재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첫 경기에서는 대주자로 나서더니 이종범을 연상시키는 '도루-도루-득점' 방정식을 재현했다. 질풍같은 주루였다. 

방망이도 날카로왔다. 다음 날부터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생산했다. 급기야 1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첫 홈런까지 만들었다. 2경기 연속 리드오프로 나섰다. 타석에서 성인 투수들과 상대하면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했다. 생각하지 못한 변화구가 들어오자 한템포 늦춰 공략하는 재능도 보였다.


[OSEN=창원, 최규한 기자] KIA 이창진 타석 때 주자 김도영이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2022.03.12 / dreamer@osen.co.kr

 

유격수와 3루수로 나선 수비도 아직 경험이 더 필요하지만 하루가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시범경기 3경기만에 개막 엔트리는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리드오프 및 내야수로 개막전 선발출전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매일 출전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156km 투수를 포기한 아쉬움을 5툴 슈퍼 루키가 매일 매일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