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출소→대표이사 교체→강정호 복귀, 결국 이장석의 시간이 돌아왔나?
2022.03.19 11:43:26

키움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 /OSEN DB


[OSEN=고척, 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강정호(35) 영입을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움은 지난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다. 구단은 임의해지 복귀 승인 요청에 앞서 강정호와 2022시즌 선수 계약도 체결했다”라며 강정호의 복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키움의 이런한 결정은 충격적이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적발 사실도 드러났다. 도합 3차례 음주운전 적발이 된 강정호는 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 판결 이후 비자 발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이어가기 힘들어진 강정호는 2019년을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020년 4월에는 KBO리그 복귀 의사를 타진했지만 엄청난 반대 여론에 직면했고 KBO로부터 1년 유기실격,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받았다. 결국 강정호는 6월 29일 복귀 의사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그렇게 강정호의 야구인생은 끝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키움이 강정호와의 계약을 발표하면서 다시 강정호의 복귀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규정상 KBO가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만약 키움이 강정호의 복귀를 강행한다면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마친 2023시즌 야구장에서 강정호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모두가 의문을 갖고 있는 점은 키움이 강정호 복귀를 추진하는 이유다. 강정호는 내년 만 35세가 되는 나이와 3년간의 공백기를 고려했을 때 전성기 기량을 기대하기 힘들다. 

고형욱 단장은 “이장석 전대표나 다른 외부 인사의 지시에 따른 것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야구계 선배로서 강정호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대표팀께 강정호의 현재 상태를 설명드리고 설득을 했다. 강정호에게도 지난 12일부터 연락을 하며 설득을 했고 복귀를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라며 홀로 강정호 복귀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강정호. /OSEN DB


고형욱 단장의 해명에도 여전히 의문은 남아있다. 키움은 규정상 2년 전에도 강정호를 복귀시킬 수 있었다. 당시 강정호가 복귀를 하지 못한 것은 규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키움과 강정호의 의지 문제였다.

2년 전과 지금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키움의 경영진이다. 당시 강정호 복귀를 추진하고 의사를 철회했던 것은 허민 이사회 의장, 하송 대표이사, 김치현 단장 등이다. 지금은 모두 구단을 떠나거나 보직이 바뀐 상태다. 또한 최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자유인 신분이 됐다. KBO로부터 영구실격 징계를 받아 구단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최대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가 없다.

공교롭게도 키움은 지난 4일 위재민 대표이사를 선임한지 2주 만에 강정호와의 걔약 소식을 발표했다. 발표 전부터 강정호와의 계약을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표이사 교체와 거의 동시에 강정호 복귀 준비를 시작했다고 봐야한다.

강정호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키움의 의지는 2년 전과는 사뭇다르다. 고형욱 단장은 “이미 계약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무를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시에는 구단에서 잘못한 부분도 있고 여러가지 여건이 여의치 않아서 진행을 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잘 해보려고 한다. 반대여론은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강정호도 이번에도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정호 복귀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야구팬들은 2023년부터 강정호를 야구장에서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팬들은 야구선수로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강정호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