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처럼' 수술 후 잃어버린 150km 되찾았다→FA 대박까지 터트릴까
2022.03.19 18:11:34

LG 임찬규.

 

"올 시즌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평소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잘 주지 않는 편인 류지현(51) LG 감독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며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사령탑이 꼽은 올 시즌 LG의 키플레이어는 'No.1' 임찬규(30)였다. 예비 FA(프리에이전트)이기도 한 임찬규가 과연 올 시즌 좋은 성적과 함께 시즌 후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까.

임찬규는 2011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당대 최고의 타자 이대호(40·롯데)를 상대로 15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펑펑 쏘아대던 패기를 LG 팬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데뷔 첫해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그는 결국 팔꿈치에 탈이 났다. 경찰청 시절인 2014년 7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이후 더 이상 그의 불꽃같은 강속구는 볼 수 없었다. 류중일 전 LG 감독(59·현 AG 대표팀 감독)은 지난 2020년 5월 "(임)찬규를 신인 때부터 적으로 만났다. 아주 날렵하고 볼도 빠른 선수로 뇌리에 남아있었다. 그런데 수술로 인한 공백기를 겪은 뒤 그 이후 구속을 잃어버렸다. 늘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켈리와 플럿코의 원투 펀치에 이어 3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임찬규는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17경기에 나서 1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을 마크했다. 그래도 세부 성적은 좋았다. 특히 후반기에는 13경기서 승리 없이 5패만 기록했지만, 73이닝 동안 57피안타(5피홈런) 26볼넷 57탈삼진 피안타율 0.211, 평균자책점 2.96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신인 시절 구속을 거의 회복한 게 고무적이었다. 지난해 10월 19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150km/h에 육박하는 강속구(2회초 당시 키움 박병호 상대 6구째 149km)를 뿌렸다. 기적이었다.


LG 임찬규. /사진=뉴시스

 

임찬규는 정상적으로 개막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2⅔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나왔다.

류지현 감독은 "외국인 투수 2명과 함께 임찬규가 선발진 중심에 있다. 투수조장이기도 하고, 나이도 그렇다. 다른 선발 투수들이 어린 상황이다. 그 중심을 임찬규가 어떻게 잡아주느냐에 따라 우리 투수진에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에서는 상대 포수를 잘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포수를 신나게 놔두면 안 된다. 그래서 포수한테 얻어맞지 말라고 한다"면서 "임찬규는 에너지가 좋은 선수다. 투구를 하지 않을 때에도 그 좋은 에너지가 벤치에 전달되길 바란다. 그러면 시즌 내내 좋은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강조했다.

임찬규는 "시범경기임에도 구속이 146km 정도 나온것으로 봤는데 다행이다. 연습경기 포함, 두 번째 경기인데 변화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며 "비시즌과 스프링 캠프 기간 동안 준비를 잘했다. 남은 기간 커멘드에 더욱 신경써서 원하는 피칭 디자인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임찬규가 올 시즌을 본인 역대 최고의 한 해로 만들 수 있을까.


LG 임찬규(오른쪽)와 허도환.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