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롯데 마차도, “트라웃, 사랑해!” 日 4번타자에게 등번호 양보한 사연
2022.03.22 10:56:01

[사진] 일본 대표팀 시절 스즈키 세이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길준영 기자] 시카고 컵스 스즈키 세이야(28)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딕슨 마차도(30)의 양보 덕분에 원하는 등번호를 달 수 있게 됐다.

스즈키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9시즌 902경기 타율 3할1푼5리(2976타수 937안타) 182홈런 562타점 OPS .985를 기록했고 일본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국제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스즈키는 직장폐쇄 때문에 포스팅 일정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컵스와 5년 총액 85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스즈키는 지난 19일 컵스가 스프링캠프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컵스의 구단주와 단장 등 수뇌진이 직접 로스엔젤레스 협상장에 나타났고, '스즈키' 이름이 박힌 유니폼까지 가져온 일화를 이야기하며 “돈이 중요하지만 성의가 마음에 들었다. 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입단 이유를 밝혔다.

일본에서 뛰던 시절 등번호로 1번과 51번을 달았던 스즈키는 컵스에서는 27번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이 스즈키에게 자신의 유니폼을 선물해 줬기 때문이다. 스즈키는 등번호에 대한 질문에 “마이크 트라웃, 아이 러브 유”라고 말하며 웃었다.

스즈키가 등번호 27번을 사용하는데는 롯데에서 뛰었던 외국인타자 마차도의 도움이 컸다. 스즈키에 앞서 27번을 달고 있었던 마차도는 스즈키가 27번을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등번호를 양보했다.

일본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마차도는 “스즈키가 등번호를 양보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사용하던 등번호인가?’라고 물어봤는데, 트라웃의 번호라서 때문에 사용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등번호를 양보했다”라고 등번호를 양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스즈키와의 일화에서 오랜만에 한국팬들에게 소식을 전한 마차도는 시범경기 기간 컵스 내야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