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스러울 정도” 437억 5선발 성공 데뷔, 한일 듀오 올 시즌 일낼까?
2022.03.23 20:33:27

 

[사진] 류현진(좌)과 기쿠치 유세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후광 기자] 일본인 메이저리거 기쿠치 유세이(31·토론토)가 토론토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합격점을 받았다. 올 시즌 류현진(35·토론토)과 함께 아시아 좌완 듀오의 동반 활약을 향한 기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기쿠치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2022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피안타 없이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1회 선두 앤서니 리조에게 8구 끝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금세 안정을 찾았다. 곧바로 글레이버 토레스를 야수선택, 엔더 인시아테를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토레스의 3루 도루로 계속된 2사 3루서 미겔 안두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이닝 종료. 2B-2S에서 94.4마일(151km) 포심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백미는 2회였다. 에스테반 플로리얼-호세 페라자-라이언 라마레를 만나 KKK쇼를 선보인 것. 선두 플로리얼을 슬라이더를 이용해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기쿠치는 페라자에게 6구 끝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라마레를 만나 1B-2S에서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했다.

기쿠치는 3-0으로 앞선 3회 로스 스트리플링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데뷔전을 마쳤다. 투구수는 35개(스트라이크 22개)였고, 최고 구속 95.4마일(153km)의 직구 아래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여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토론토 코칭스태프는 이적생의 성공적인 데뷔전에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경기 후 “정말 좋은 투구였다. 사실 기쿠치를 처음 영입했을 때부터 너무 기뻤다”고 전했고, 피트 워커 투수코치는 “투구 패턴을 단순화하면서 즐겁게 던졌으면 좋겠다. 스트라이크존을 구석구석 찌르면서 굳이 카운트 싸움에서 밀릴 이유는 없어 보인다. 기쿠치는 충분히 공에 힘이 있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기쿠치의 공을 처음 받아본 포수 대니 잰슨은 구위에 경의를 표했다.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커터가 우타자 몸쪽으로 향할 때는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체인지업, 슬라이더도 모두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는 구종이다”라며 “확실히 재능이 있는 투수다. 갖고 있는 무기가 풍부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FA였던 기쿠치는 지난 13일 3년 총액 3600만달러(약 437억원)에 토론토맨이 됐다. 올 시즌 류현진이 4선발, 기쿠치가 5선발을 나란히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좌완투수가 하위 로테이션에서 동반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케빈 가우스먼, 호세 베리오스, 알렉 마노아에 4, 5선발까지 제 역할을 해준다면 2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