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괴짜 투수, '사인 요청'에 "사진 찍게 해줘" 역제안...팬들 '폭소'
2022.03.25 02:26:22

잭 그레인키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되레 사진을 찍힌 리드 씨./사진=조쉬 버니어 공식 SNS 갈무리

 

나이가 불혹에 가까워짐에도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39·캔자스시티)의 엉뚱함은 여전했다.

미국 매체 610 스포츠 라디오의 조쉬 버니어는 24일(한국시간) 올해 캔자스시티로 복귀한 그레인키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레인키는 최근 1년 1300만 달러(약 158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하고 12년 만에 친정팀 캔자스시티로 돌아왔다. 200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번에 지명받은 그는 2011년 밀워키로 떠날 때까지 캔자스시티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리운 에이스의 복귀를 캔자스시티 팬들은 환영했고 이날 그레인키의 시범경기 데뷔전이 치러진 미국 애리조나주 솔트 리버 필드에는 인파가 몰렸다. 이때 불펜 피칭을 마치고 등판을 준비하는 그레인키에게 캘리포니아주에서 온 리드라는 팬이 사인을 요청했다. 그러자 그레인키는 리드 씨에게 역제안을 해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일화를 만들어냈다.

버니어는 "그레인키는 리드 씨에게 '당신의 사진을 찍게 해준다면 사인을 해줄게'라고 말했다. 리드는 그 조건에 동의했고 그레인키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 속 리드 씨는 한 손에는 사인 용지를 들고 다소 황당하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리드 역시 평범하진 않아서 라멘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독특한 옷을 입고 왔다.

그레인키와 리드 씨의 일화를 접한 야구팬들은 그야말로 폭소했다. 한 야구팬은 "최근 발목 수술을 해서 많이 웃지 못했는데 덕분에 큰 소리로 웃었다"고 감사함을 표현할 정도.

다른 팬들 역시 "그레인키는 역시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레인키가 또 한 번 레전드 일화를 갱신했다", "그레인키는 메이저리그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레인키의 독특한 성격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유명하다. 당장 이번 캔자스시티 이적만 해도 팬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다. 타격을 사랑하는 투수로 유명한 그는 캔자스시티 구단의 제안에 팀은 마음에 들었으나,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새 단체협약(CBA)으로 투수 타석 자체가 사라지게 됐고 곧장 캔자스시티 이적을 확정했다.

이 밖에도 마운드 정비 작업을 바로 앞에 앉아 지켜보고, 던질 공을 대놓고 알려주고 투구하는 등 기행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공황장애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통산 530경기 219승 132패 평균자책점 3.41, 3110이닝 2809탈삼진을 기록한 대투수이기도 하다. 캔자스시티 시절인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고 투수 골드글러브 6회, 실버슬러거 2회를 수상할 정도로 천재에 가까운 선수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유니폼을 12년 만에 입은 잭 그레인키./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