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km 직구-147km 슬라이더...감독님, 이 정도면 2선발 할만하죠?
2022.03.27 18:08:27

안우진. /사진=OSEN

 

깔끔한 투구는 분명 아니었다. 위기도 여러 차례 찾아왔다. 그러나 안우진(23·키움)은 개막 전 마지막 쇼케이스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마음껏 뽐냈다.

안우진은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2 KBO 리그 시범경기에서 키움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6일 만의 등판이었다.

1회 초 시작과 함께 안우진은 박건우(32)와 닉 마티니(32)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 2루 위기를 만들었다. 3번 손아섭(34)에게 2루수 땅볼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다음 타자 양의지(35)에게 결국 좌익수 옆 적시타를 내줬다. 이대로라면 대량 실점을 허용할 위기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날 경기에서 안우진의 실점은 이것이 전부였다. 노진혁(33)에게 볼넷을 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그는 윤형준(28)을 삼진으로, 서호철(26)을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고비를 넘겼다.

이후로는 순항을 이어갔다. 2회에는 정진기(30)-정현(28)-박건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초 다시 무사 1, 2루를 만들기는 했으나 곧바로 병살타를 유도, 위기 확산을 막았다. 이후 안우진은 출루 없이 남은 이닝을 막아냈다.

6회 초 이승호(23)에게 마운드를 물려준 안우진은 5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6km/h의 패스트볼과 147km/h까지 나온 슬라이더의 조합이 위력적이었다. 위기 때마다 두 구종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그는 결과적으로 호투를 보여줬다.

키움의 1선발이 에릭 요키시(33)로 사실상 결정된 가운데, 이제 나머지선수 구성만이 남은 상황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앞인 2선발 자리에 들어갈 선수로 안우진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안우진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징계를 받으며 21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럼에도 데뷔 후 최다인 107⅔이닝을 소화했고, 8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혼란기를 딛고 이제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전 홍원기(49) 키움 감독 역시 "작년에 큰 소득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말로 안우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선발 순서에 대한 질문에는 "모르겠다"며 확답을 하진 않았다.

비록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곤 하지만, 안우진은 현재 베테랑 정찬헌(32)과 함께 토종 선발 중 가장 유력한 리더 후보다. 위력적인 구위,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 이 정도면 안우진을 상위 선발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