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기도 수비 엄청 못했다" 송찬의 외야 밀어붙이는 LG의 믿음
2022.03.29 11:00:51

 

LG 홍창기-송찬의 2022.03.20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창기도 2년 전에는 수비 엄청 못했어요.”

시범경기 홈런왕을 예약한 LG 내야수 송찬의(23)는 최근 외야수로 수비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외야 수비 경험을 쌓았지만 아직 완벽하게 적응하진 못했다. 지난 26~27일 잠실 롯데전에서 연이틀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첫 날 포구 실책에 이어 다음날 송구 실책 2개를 범했다. 

수비에서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였지만 류지현 LG 감독은 나쁘지 않게 봤다. 류지현 감독은 “전문 외야수가 아니라 주자 위치에 따라 어떻게 승부해야 할지 순간적인 판단이 조금 부족하다. 경험이 부족한 외야수는 선행 주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시야가 좁다. 경험을 통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 경험을 참고해서 시즌에 들어가면 된다. 긍정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류 감독 말대로 27일 롯데전 실책 2개는 모두 선행 주자를 무리하게 잡기 위해 송구한 게 실책으로 연결됐다. 기본적인 타구 판단이나 송구 능력, 주력이 부족해서 나온 실책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외야 수비 겸업을 시즌 때도 밀어붙인다. 

류 감독은 “홍창기도 2년 전까지 수비를 엄청 못했다. 아무 데나 공을 던지고 그랬었다”며 웃은 뒤 “시야가 타구만 쫓아가다 보니 다음 동작에 있어 순간적인 판단이 부족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홍창기도 1군에서 2년간 풀타임으로 뛰면서 경험을 쌓았고, 이제는 수비도 준수한 외야수로 성장했다. 

류 감독은 기본적으로 송찬의가 갖고 있는 수비 재능을 괜찮게 보고 있다. “송구가 깔끔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어깨 강도가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본 모습으로는 어느 포지션이든 완벽하다고 할 순 없어도 내야든 외야든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갖고 할 수 있는 수준은 된다”는 것이 류 감독 평가. 

 

LG 우익수 송찬의가 두산 강승호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2022.03.25 /OSEN DB



LG는 1루수 채은성, 2루수 서건창, 유격수 오지환, 3루수 리오 리오즈로 내야 주전 라인이 구성됐다. 리오즈가 시범경기에서 부진하지만 베테랑 김민성이 3루에서 대기 중이다. 1루와 3루가 가능한 문보경, 전천후 백업 이상호 등 내야 자원이 넘친다. 송찬의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내외야 멀티로 활용폭을 넓힐 수밖에 없다. 

게다가 LG는 홍창기가 지난 22일 문학 SSG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 중 미끄러지면서 허리를 삐끗한 뒤 휴업 중이다. 30일 병원 재검진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지만 개막 엔트리 합류가 쉽지 않은 분위기. 홍창기가 빠진 자리에 송찬의가 들어갈 수 있다. 류 감독도 “홍창기가 개막전에 들어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송찬의를 우익수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8년 2차 7라운드 전체 67순위로 LG에 입단한 송찬의는 아직 1군 경험이 없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55경기 타율 3할1리 7홈런 23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 시범경기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11경기 34타수 11안타 타율 3할2푼4리 6홈런 10타점 OPS 1.273으로 폭발 중이다. 시범경기 역대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우며 타점도 공동 1위에 올랐다.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송찬의는 시범경기 첫 휴식도 가졌다. 류 감독은 “이제 개막 엔트리에 넣느냐 마느냐 단계는 지났다. 개막이 다가온 만큼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한다. 하루 정도는 늦춰 가도 된다”며 송찬의의 개막 엔트리 합류도 공표했다. /waw@osen.co.kr

LG 송찬의 2022.03.20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