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1위' 엘롯기, 사상 첫 크로스…PS도 역대 최초 진출?
2022.03.30 14:19:52

LG 류지현 감독-롯데 래리 서튼 감독-KIA 김종국 감독(왼쪽부터) /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KBO리그 대표 인기 구단들이자 하위권에 한때 몰려 있으면서 굴욕의 조합으로도 불렸던 ‘엘롯기’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가 이번에는 시범경기 1위로 뭉쳤다.

지난 29일, KBO리그 시범경기가 모두 마무리 됐다. 올해 팀당 16경기 씩을 배정해 실전 감각을 충분히 쌓을 수 있게끔 준비했고, 올해는 봄비로 인한 우천을 제외하면 미세먼지, 황사, 한파 등 환경적인 제약도 없었다. 고척돔 경기를 주로 치른 키움은 16경기를 모두 소화했고 가장 적은 KT와 삼성도 12경기를 치렀다. 연습경기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실전 경기를 치르며 정규시즌 준비를 마쳤다.

올해 시범경기 성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LG, 롯데, KIA가 시범경기 공동 1위를 차지한 것. 인기 구단이었만 하위권에 주로 머물면서 조롱의 조합이 됐던 ‘엘롯기’ 조합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팀이었다. 나란히 13경기를 치르며 8승3패2무 승률 7할2푼7리의 성적을 기록했다.

팀 타율도 롯데(.298), LG(.288), KIA(.286)가 나란히 1~3위까지 차지했다. 평균자책점도 마찬가지. LG(2.48), KIA(3.05), 롯데(3.08) 순으로 상위권을 독식했다. 팀 성적은 물론 기록까지 ‘엘롯기’ 조합을 완성했다.

이들이 시범경기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팀별로 따지면 롯데가 시범경기에서 가장 강했다. 롯데는 올 시즌까지 12번의 시범경기 우승을 차지했다. 시범경기에 강하다고 해서 ‘봄데’라는 별칭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범경기 1위는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

KIA는 해태 시절까지 포함하면 올해가 6번째 시범경기 우승이다. KIA의 마지막 시범경기 1위는 2013년이었다. KIA로 구단명이 바뀐 뒤에는 4번째다. LG는 MBC청룡 시절 포함해 이번이 4번째 시범경기 우승이다. LG로 구단명이 바뀐 이후에는 2006년이 마지막 시범경기 우승이었다.

KIA와 LG는 모두 올해 상위권으로 분류된 팀이었다. KIA는 양현종의 복귀해 마운드가 탄탄해졌고 나성범을 영입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을 키웠다. 모두 100억 대 FA 계약을 맺으면서 화끈하게 투자했다.  그리고 ‘천재 루키’ 김도영의 시범경기 맹타 등 호재들이 많았다.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LG는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팀이다. 박해민을 FA로 영입해 외야 수비를 강화시켰다. 신구조화와 강력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장기적 강팀으로 분류되는 팀으로 거듭났고 올해 역시 우승에 도전한다.

롯데는 손아섭이 이탈했고 팀 자체가 리빌딩 기조로 돌아서면서 올해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정훈을 FA 잔류시킨 것을 제외하면 선수단에 투자는 없었다.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하지 않으면서 생긴 유격수 공백도 채워야 했다. 그러나 기회를 준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기대 이상으로 이어지며 시범경기에서 우려를 기대로 바꿔놓았다. 글렌 스파크맨, 김원중 등 부상이 변수다.

이제는 144경기 정규시즌이다. LG와 롯데, KIA가 동시에 정규시즌 상위권에 포진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상상의 동물인 유니콘과 같은, ‘포스트시즌 엘롯기’ 조합이다. 그러나 그동안 한 번도 없었던 시범경기 1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정규시즌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