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SV 클로저 대신 152km 비밀병기…'KT 우승' 트레이드, 재평가 시작되나?
2022.03.31 03:13:27

롯데 최건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16개월 전 트레이드의 성패를 이제 다시 논할 때가 왔다.

롯데 자이언츠는 개막을 앞두고 급히 불펜진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주전 마무리 김원중이 스프링캠프 직전 늑골 피로골절 부상을 당했는데 최근 재활 등판에서 오른쪽 허벅지 근육 손상 부상을 입었다. 사실상 개막전 합류가 힘들어졌다.

그러면서 5선발 자리 경쟁을 하던 지난해 20홀드를 올린 필승조 최준용이 다시 불펜으로 돌리는 선택을 했다. 선발 투수로서도 경쟁력을 선보였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고 김원중의 부상 이탈을 확인한 순간 당연한 선택을 내렸다.

150km의 힘 있는 공을 뿌리면서 마무리 투수로서 경험이 쌓인 김원중의 이탈은 불펜진이 헐거워지는 것을 뜻한다. 최준용이 불펜으로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를 누군가가 대체해야 한다.

좌완 김유영이 시범경기에서 4경기 11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올해를 기대케 하고 있다. FA 손아섭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문경찬의 페이스도 좋다. 문경찬도 마무리 경험이 있기에 불펜진에 힘을 보태줄 수 있다.

여기에 김원중의 경험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지만 더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는 비밀병기가 등장했다. 15개월 전인 2020년 12월, KT와 트레이드 때 합류한 최건(23)이다.

신본기와 박시영이 KT로 넘어가면서 롯데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권(강릉고 내야수 김세민 지명)과 최건을 받았다. 최건보다는 지명권 트레이드에 관심이 쏠렸다. 최건에 대해서는 강속구를 던지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트레이드 당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많이 없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상위 지명 선수였다는 것은 KT에서도 기대가 컸다는 의미였지만 1군 기록은 3경기 뿐이었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과 뼛조각 수술을 동시에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이후 롯데로 돌아온 최건은 스프링캠프 기간 조용히 자신의 무기를 갈고 닦았다. “그동안 힘으로 많이 던졌다. 변화구를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라며 자신의 보완점을 언급했던 최건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최건은 자신이 이제 1군에서 쓰임새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최고 150km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다시금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28일 삼성전에 돌아온 최건은 더 강한 공을 뿌리며 돌아왔다.

이날 최건은 1이닝 18구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를 기록했다. 선발 찰리 반즈의 뒤를 이어 7회에 올라온 최건은 선두타자 김헌공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148~150km의 강속구를 뿌리다가 122km 커브를 던져 타이밍을 뺏었다. 베테랑 이원석은 힘으로 윽박질렀다. 바깥쪽 152km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삼진을 당한 뒤 이원석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후 파워를 갖춘 김동엽과는 9구까지 승부가 길게 이어졌지만 125km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이끌어내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날 최건은 152km까지 나온 패스트볼을 3차례나 뿌리는 등 파이어볼러의 힘을 과시했다.


OSEN DB

 

김원중이 이탈한 롯데 불펜에서 강한 공을 뿌리는 불펜진이 더 필요해졌다. 최건은 1군 불펜진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짧은 기간에 증명했고 이제는 김원중의 대안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확인시켰다. 시범경기이지만 2-2의 접전 상황에서 자신의 공을 뿌렸다는 건 코칭스태프가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건이 롯데에서 데뷔를 기다리는 동안 KT로 넘어간 신본기와 박시영은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밑거름을 만들었다. 당장 트레이드의 평가는 KT가 이득을 본 것이 맞다. 하지만 최건이 1군 핵심 불펜으로 거듭날 경우, 트레이드의 성패를 다시 논할 가치는 충분해진다. 최건은 과연 15개월 전 단행된 트레이드를 재평가하게 만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