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전 대표 ‘선수 장사’ 없었더라면, 역대 최강팀 가능했을까?
2022.03.31 19:06:12

 

2015년 당시 넥센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강정호(오른쪽)와 이장석 전 대표.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강정호 임의탈퇴 해지 신청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KBO는 심사숙고하며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엄청난 비난 여론을 알면서도 강정호의 복귀 추진은 이장석 전 대표의 입김이 들어간 결정이라는 게 야구계 중론이다. 과거 현금 트레이드, 포스팅 시스템 등 ‘선수 장사’로 구단 주요 선수들을 타팀으로 떠나보낸 이장석 전 대표는 강정호에게 야구 선수로 마무리를 할 기회를 주려는 것 같다.

이장석 전 대표가 ‘선수 장사’를 하지 않았다면 히어로즈 구단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까. 역대 최강팀 내지 왕조 시기를 누렸을까.

과거 넥센 히어로즈에서 뛴 베테랑 포수 허도환은 스프링캠프 인터뷰 도중 넥센 시절을 언급하며 “2010년 테스트를 받고 넥센에 들어갔다. 당시 잘 했던 선수들이 이후에 다 퍼졌다. 다른 팀들로 떠나갔는데, 다 모여 있었으면 역대 최강, 엄청난 팀이 됐을텐데…”라고 말한 적이 있다.

2007년 겨울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이장석 대표는 히어로즈 구단을 운영하다 자금난으로 2009년 12월부터 주축 선수들을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로 떠나보내며 구단 운영비를 마련했다.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2018년 KBO 조사 결과, 당시 넥센(현 키움)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23차례에 걸쳐 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189억 5000만원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KBO에 신고하지 않은 현금 트레이드가 12건, 131억 5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히어로즈 구단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실시한 트레이드.



허도환은 2011~2014년까지 히어로즈에서 뛰었고 이후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히어로즈는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에는 강정호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 계약했다. 2016년에는 박병호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 계약했다.

두 선수를 FA 때까지 보유하지 않고 미리 떠나보내면서 포스팅 금액으로 약 205억원을 벌어들였다. 또 2021년 김하성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면서 히어로즈 구단은 약 68억원을 받았다.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거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구단이다.

모 기업이 없는 히어로즈 구단은 네이밍 스폰서로 구단명을 파는 등 운영 자금을 마련한다. ‘선수 장사’도 대표적인 수입 창출 방법이었다. 다른 구단처럼 모기업이 있다면, 좋은 선수들을 떠나보내지 않고 더 좋은 전력을 꾸려갔을 수 있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등을 포스팅으로 보내지 않고 FA 때까지 히어로즈에서 뛰게 했다면, 허도환의 말처럼 최강 전력 좀 더 오래 유지했을 것이다.

한편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8일 KBO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다. 허구연 KBO 신임 총재는 지난 29일 취임식 자리에서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법대로 하면 안 된다.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관련 규정을 계속 보고 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라며 강정호 임의해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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