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지만 시범경기일 뿐” 120km 흑마구 신인, 개막전에서 볼 수 없나?
2022.03.31 19:45:35

 

키움 히어로즈 노운현.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신인투수 노운현(19)이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32순위) 지명을 받은 노운현은 스프링캠프 훈련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승우, 박찬혁, 송정인 등 신인선수들이 1군 캠프에서 훈련을 했지만 노운현은 퓨처스팀 캠프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실전경기를 시작하자 노운현의 기량이 빛나기 시작했다. 지난 5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가 이성곤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지만 독특한 투구폼과 안정적인 제구로 이목을 끌었다.

시범경기가 시작하자 노운현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됐다. 5경기(8이닝) 1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키움 불펜투수 중에서는 김동혁(9이닝)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김동혁이 백업 선발을 겸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불펜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노운현은 직구 구속이 시속 120km대로 빠르지 않다. 변화구는 110km를 넘지 못하는 공도 있다. 그럼에도 타자들은 연신 방망이를 헛돌리고 있다. 8이닝 동안 8탈삼진을 잡아내며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다. 게다가 언더핸드 투구폼으로 시작해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으로 공을 뿌리는 독특한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면서도 제구가 안정적이다. 시범경기에서 볼넷은 단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은 노운현의 활약에 대해 “안타도 정타를 맞아서 되는 것이 없다. 배트 중심에 공이 안 맞는다는 것은 공의 회전과 움직임이 좋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보여준 퍼포먼스와 제구, 경기 운영 능력은 신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노운현이 곧바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27일 인터뷰에서 “노운현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계획도 없다. 신인투수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다. 지금 성적이 좋은 기준이 되겠지만 지금 보여준 좋은 모습을 시즌까지 잘 이어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노운현이 불펜진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경쟁자가 많다. 조상우와 김성민이 군입대를 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필승조는 마무리투수 김태훈과 김재웅, 이승호 등으로 구성되고 김준형, 김성진, 장재영 등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어린 투수 기용을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홍원기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7경기(7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활약한 9억팔 유망주 장재영조차 곧바로 필승조로 쓸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노운현도 곧바로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노운현이 팬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꼭 개막전 엔트리가 아니라고 해도 올 시즌 기회가 꼭 찾아올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