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짤 금지, 이해 안 된다" '젊은 피' 이정후 작심 발언.txt
2022.04.01 10:46:26

이정후가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야구를 좋아했다가 돌아선 팬보다 아예 야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더 많다. 그런 분들이 야구를 좀더 쉽게 접할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젊은 피' 이정후(24·키움)가 달라진 시대에 맞게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랐다.

최근 몇 년간 야구와 KBO리그에는 꾸준히 위기설이 제기됐다. 이정후는 이에 경각심을 느끼고 리그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KBO리그 스타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상식 후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팬과 선수들이 팬 서비스를 원활히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희망했었다.

이정후는 지난 3월 31일 있었던 2022 KBO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친 후에도 야구 인기에 관한 질문을 받았고 "내가 봐도 야구는 너무 길다. 영화만 해도 2시간 30분을 넘어가면 보기 쉽지 않다.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최소 3시간을 넘기는 야구 경기를 빠르고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콘텐츠가 움짤(움직이는 그림 파일)이다. 과거 야구팬들은 경기 중 재밌는 상황을 움짤로 제작했고 짧으면 3초 만에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에 비야구팬도 쉽게 야구를 접했었다. 그러나 2019년 KBO가 통신 3사와 포털사이트 컨소시엄과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맺은 뒤로 이러한 경기 영상 관련 콘텐츠 활용이 힘들어졌다.

이정후는 이러한 콘텐츠 활용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작심 발언을 하면서 "당장 나도 하이라이트 중 내 타석만 본다. 타석 전체도 아닌 타격하는 그 장면만 볼 때도 있는데 팬들은 오죽하겠나"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른 부분에서도 진입 장벽을 높이는 제약이 완화되길 바랐다. 이정후는 "육성 응원이 아직은 위험하지만, 빠르게 풀렸으면 좋겠다. 응원가도 팬분들이 야구를 직관하는 묘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움짤이나 응원가나) 저작권이 있어 어려운 것은 알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잘 풀어 예전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인스타그램(위쪽)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팔로워 수(빨간색 네모) 차이 비교./사진=KBO, KFA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야구의 경기 시간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로 설명되는 야구만의 묘미가 젊은 세대에는 매력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늘어지는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규정을 손보고 있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젊은 세대가 스포츠를 접하는 경로는 TV나 경기장 방문이 아닌 SNS다. 이정후도 SNS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선수인 만큼 이러한 변화를 즉각 감지했다.

이정후는 "점점 어린 야구팬이 줄어든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린 팬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SNS"라고 짚으면서 "솔직한 생각으로는 KBO에서 SNS를 잘 활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당장 한국 축구대표팀과 KBO 공식 SNS 팔로워 수만 비교해봐도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고 근거를 댔다.

그러면서"물론 선수들이 플레이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KBO도 팬분들이 야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끔 콘텐츠를 잘 짜고 SNS와 선수들을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해 조금이라도 야구를 노출시킨다면 젊은 팬들도 야구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단순히 요구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좀 더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본인부터 솔선수범할 뜻을 밝혔다. 이정후는 "이닝 교대, 타석에 들어서는 시간 등을 줄이면 경기 시간이 조금이라도 단축될 것이다. 선수들마다 스타일이 달라 어쩔 수 없지만, 나 하나라도 빨리 하다보면 1분이라도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