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데이 최초' 왜 선수들은 유니폼 아닌 사복을 입었나?
2022.04.01 10:48:49

키움 이정후, 홍원기 감독, 푸이그(왼쪽부터)가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2 KBO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년 만에 비대면이 아닌 대면으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어느 해보다 볼거리가 풍부했던 미디어데이였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사복 패션에 눈길이 모아졌던 터. 이후 사복패션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KBO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다. 2년 만에 열리는 미디어데이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사복 패션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다만 강요한 부분은 아니다. 구단에 '자율' 복장임을 공지했고, 선수들이 오늘(31일)처럼 입고 나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선수들에게 유니폼은 엄숙한 것이다. 시즌 내내 입는 것이 유니폼이지 않나. 미디어데이에서만큼은 입지 않고 편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길 바랐다. 미디어데이 역사상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입지 말라고 한 것은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디어데이가 비대면으로 진행됐지만, 31일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는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이 직접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10개팀 스타 선수들이 총출동해 볼거리가 풍부했다. 마지막 시즌을 앞둔 이대호(40·롯데)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광현(34·SSG), 전 메이저리거 추신수(40·SSG)와 푸이그(32·키움) 등이 참석했다.

가장 눈에 띈 건 선수들의 복장이었다. 일단 10개 구단 감독은 모두 정장에 넥타이를 착용했지만 선수들은 달랐다. 이전까지는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날은 자유분방했다. 유니폼부터 구단 점퍼, 맨투맨 티셔츠, 정장 등 선수들은 다양한 패션을 연출했다.


KIA 나성범, 김종국 감독, 김도영(왼쪽부터)이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2 KBO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KT 박병호, 이강철 감독, 소형준(왼쪽부터)이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2 KBO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SSG 김광현은 구단 상징색인 빨간색 니트에 그룹 계열사 이마트를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삼성 구자욱(29) 역시 구단의 상징색인 파란색 니트에 정장 자켓을 입었다. KT 박병호(36)와 소형준(21)은 교복이 연상되는 조끼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KT 관계자는 "해리포터 이미지를 구현한 것이다. 우리 팀이 마법사 군단이니 조끼를 입혀 해리포터를 나타내고자 했다. 소형준이 쓴 동그란 안경도 해리포터를 연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어려진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KIA 나성범(33)과 김도영(19)은 청바지에 호랑이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 특히 티셔츠를 타이거즈 왕조의 상징 색인 검정색과 빨간색으로 나눠 입어 임팩트를 더했다. 나성범은 "사복을 입으면 색깔도 알록달록할 수도 있고,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온건데 이렇게 맞춰서 입어 더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한화 하주석(28)과 노시환(22), NC 양의지(35)와 손아섭(34)은 구단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잠실 라이벌 LG(박해민, 임찬규)와 두산(김재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선수들은 나란히 유니폼을 착용했다. SSG 추신수, 롯데 이대호, 삼성 오승환(40) 등 동갑내기 베테랑들은 정장 패션으로 품위를 보였다.

하이라이트는 키움의 푸이그(32)와 이정후(24)였다. 푸이그는 한글로 '대장'이 적힌 검정색 모자에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이정후도 선글라스로 한껏 멋을 냈다. 두 선수는 나란히 팀 이름이 쓰인 흰색 맨투맨을 입고 등장했음에도 분위기를 압도했다.

푸이그는 "에이전트를 통해 얻게 된 모자다. 에이전시 직원의 아들에게 주려고 산 것이다. 이정후가 이 모자를 보고 오늘 쓰고 같이 가자고 했다"며 웃었다.


10개 구단 대표 선수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2 KBO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