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재취업-통산 1할 타자-트레이드…롯데 유격수, 누구든 스토리가 있다
2022.04.01 19:14:37

 

롯데 박승욱-이학주-배성근(왼쪽부터). /OSEN DB



[OSEN=한용섭 기자] 지난 2년간 롯데 유격수는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의 자리였다. 롯데는 2022시즌을 앞두고 마차도와 동행을 끝냈고, 새로운 유격수를 찾아야 한다.

시범경기에서 박승욱(30), 배성근(27), 이학주(32) 등이 유격수 경쟁을 펼쳤다. 이학주가 2월말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만 출장하는 바람에 경쟁 구도가 더 흥미롭게 됐다. 누가 유격수로 출장하든 모두 사연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학주의 부상으로 박승욱이 유격수 자리에서 좋은 활약으로 어필했다. 시범경기 타율 3할3리(33타수 10안타)를 기록했고, 실책은 1개 뿐이었다.

박승욱은 지난해까지 KT에서 뛰었으나 시즌 후 웨이버 공시로 방출됐다. 박승욱은 2012년 2차 3라운드로 SK(현 SSG)에 입단하면서 내야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2019년 KT로 트레이드됐고, KT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출의 아픔까지 겪었다.

지난해 11월 롯데의 입단 테스트에서 합격해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박승욱은 유격수 외에도 2루수,1루수 멀티 플레이어다. 방출의 아픔을 딛고 시범경기에서 공수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배성근은 2014년 2차 4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는데, 만년 백업이었다. 2군 생활과 군 복무를 마치고 2019년 뒤늦게 프로에 데뷔했다. 지난해 78경기에 뛰며 입단 후 가장 많이 출장했다. 배성근은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1할9푼4리를 기록 중이다. 수비에 비해 타격이 아쉽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22타수 7안타, 타율 3할1푼8리를 기록했다. 2루타도 3개나 때려내며 지난해와는 다른 타격을 기대하게 했다.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한 롯데는 삼성에서 뛰던 이학주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이학주는 고교 시절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았고,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이학주는 트리플A에서 빅리그 콜업을 앞두고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무산됐다.

결국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한국으로 귀국, KBO리그로 돌아왔다. 삼성에 입단해 큰 기대를 모았으나, 잔부상과 워크에식 문제로 겉돌았다. 삼성은 김지찬, 이재현 등 신예 유격수들을 잇따라 지명하면서 이학주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트레이드는 이학주에게 새로운 기회.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으나 재활을 잘 받고서 지난 29일 삼성과 시범경기에 첫 선을 보였다. 유격수 수비에서 강한 어깨, 빠른 공 처리 등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야구에만 진심을 다한다면, 수비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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