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분노 폭발, 배트 부순 캡틴에 "마지막 경고다"... 격동의 리더십 '호평'
2022.04.01 19:32:01

 

3월 31일 열린 KBO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한화 하주석(왼쪽)과 수베로 감독(가운데) 및 노시환의 모습.

 

카를로스 수베로(50·베네수엘라) 한화 이글스 감독의 격동적인 리더십이 공개되면서 한화 팬들의 큰 박수를 받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지난해 리빌딩 과정을 담은 왓챠(OTT)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 : 클럽하우스(총 6부작)' 중 4~6부가 전날(3월 31일) 공개됐다. 앞서 공개된 1~3부에서는 투수 김범수의 눈물 등 선수단과 박찬혁 대표이사와 정민철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피나는 노력 등 진솔한 진솔한 이야기가 담기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에는 지난 시즌 도중 주장 완장을 이어받아 팀을 이끌었던 '캡틴' 하주석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해 계속해서 경기가 안 풀리자 하주석이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경기 중 더그아웃 뒤편으로 들어간 그는 배트를 부수는가 하면, 헬멧을 벽에 던지며 소리를 크게 질렀다.

그런데 이 순간, 수베로 감독이 옆에서 나타나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려고 하는 하주석을 붙들었다. 수베로 감독은 격앙된 목소리로 "내 말 잘 들어. 너(하주석)가 배트를 부순 게 벌써 세 번째다. 지금 팀은 5-0으로 앞서가고 있다. 이기고 있다. 우리가 지고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격노했다.

계속해서 그는 "네가 안타를 몇 개 치든 상관 없다. 지금 팀은 이기고 있다. 알겠나? 한화 이글스는 지고 있지 않다. 네가 리더라면 저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네가 10타수 무안타라고 해도 괜찮다. 팀이 이기고 있는데 대체 왜 그런 건가. 마지막 경고다"라고 고함을 내질렀다.

사령탑이 화를 내는 모습에 하주석은 즉각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 뒤 "죄송하다"며 반성의 뜻을 전했다. 그러자 수베로 감독은 "잘할 수 있는데 대체 왜 그러나"라고 했고, 하주석은 "저도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아요"라는 한 마디를 더한 채 클럽하우스로 들어갔다. 수베로 감독은 혼잣말로 "리더가 저러면 안 되지. 자기밖에 모른다"라고 이야기했다.

수베로 감독은 프로로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특히 강조했다. 그는 주루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자 "매 순간 100%로 하라. 점수 차와 관계없이 베이스에 슬라이딩을 한다. 단순한 것이다. 우리는 야구 팀이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수베로 감독은 지난 시즌 내내 '1루 전력 질주'를 강조한 바 있다.

이밖에 2군행이 결정된 선수들을 일일이 불러서 면담을 하는 모습, 방출이 결정돼 눈물을 쏟는 선수를 꼬옥 안아주며 다독이고 격려하는 모습, 무기력한 패배가 이어지자 선수단이 모인 라커룸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 뒤 '열정'을 강조하며 열변을 토해내는 모습 등이 공개되면서 한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화 팬들은 '정말 멋진 리더다', '알고보니 보살이었네', '어려운 상황에서도 분투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한화는 오는 2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올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한화 선발은 2년 연속 개막전 마운드에 오르는 김민우. 두산 선발은 올 시즌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로버트 스탁이다. 수베로 감독은 리빌딩은 지난 시즌으로 끝내고, 올 시즌에는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 영상 말미에 한화 선수들은 '변화'와 '성장', 그리고 '확신'을 노래했다. 올 시즌 한화의 행보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 선수단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