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온 박동원 100홈런 터진 날...단장으로 웃고 아빠로 울었다
2022.05.06 01:14:58

KIA 타이거즈 박동원이 홈런을 터트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OSEN=광주, 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 장정석 단장이 난처한 하루를 보냈다.

자신이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 박동원이 아들을 상대로 100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투수를 상대로 연타석포까지 가동했다. 답답했던 타선도 대폭발을 일으켰다. 

박동원은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출전해 연타석 홈런 포함 5타석 4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4번 포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은 박동원은 1회는 2루 땅볼에 그쳤다. 3회 두 번째 타석은 볼넷을 골라나가 3득점을 발판을 놓았다. 

이어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키움 두 번째 투수 장재영의 몸쪽 152km짜리 직구를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짜리 달아나는 시즌 4호 홈런이었다. 

이로써 작년 96호를 기록했던 박동원은 올해 4개의 홈런을 날려 역대 99호 100홈런 클럽에 가입했다. 

그런데 홈런을 맞은 장재영은 장정석 KIA 단장의 아들이다. 장 단장은 박동원의 트레이드를 직접 추진해 성사했다. 포수 수비와 장타력 보강을 위해 비시즌부터 협상을 벌여 성공시켰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OSEN DB

 

그런 박동원이 아들을 상대로 100호 홈런을 날렸으니 울수도 웃을 수도 없는 상황이 빚어졌다. 단장으로 박수를 보낼만한 귀중한 홈런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로는 슬픈 홈런이었다. 

그런 마음을 알았던지 박동원은 곧바로 장 단장을 한 번 더 웃게 했다. 6회말 공격에서 나성범이 우월 스리런포가 나오자 백투백 좌중월 솔로포까지 터트렸다. 이적후 4번째 홈런이었다.

박동원의 홈런은 잠든 타선을 점화시켰고, 나성범의 스리런포까지 나와 10-1 대승을 거두었다. 최근 7경기에서 최다득점은 4점이었다. 곱절이나 뽑았으니 박동원 효과를 제대로 누린 하루였다. 장 단장의 마음이야 이날을 기점으로 그 효과가 이어가길 바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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