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폭격기가 어쩌다... 결국 사령탑은 "마지막" 단어를 꺼내고 말았다
2022.05.06 01:53:55

4일 두산-LG전에서 두산 1루수 신성현의 실책 때 유격수 안재석(왼쪽)이 송구를 놓치고 있다.

 

이례적으로 사령탑은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2군 폭격기 두산 내야수 신성현(32)의 이야기다.

신성현은 2015년 한화 이글스에 육성 선수 신분으로 입단해 올해로 프로 8년차가 됐다. 김성근 전 감독이 한화를 이끌던 2015년에는 64경기, 2016년에는 89경기에 각각 출전하며 성장세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2017년 두산으로 이적한 신성현은 점점 팀에서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됐다. 2020년에는 9경기, 2021년에는 11경기를 각각 소화했을 뿐이었다.

그런 신성현에게 올 시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올해 4월 10일 롯데전에 출장한 뒤 2군으로 향했던 그가 지난 3일 1군으로 콜업된 것. 신성현은 4일 잠실 LG전에 9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비 약점을 노출했다. 팀이 2-1로 앞선 3회말에는 무사 1루서 홍창기의 땅볼 타구를 잡아 2루로 뿌렸으나 뒤로 빠지고 말았다. 신성현의 송구 실책이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계속된 2사 3루 상황서 문보경의 1루 땅볼 타구를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했다.

1이닝 동안 연거푸 2차례 실책을 범하자 사령탑인 김태형 감독은 가차없이 결단을 내렸다. 곧바로 신성현을 뺀 뒤 강진성을 교체로 투입했다.

사실 신성현은 올 시즌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올해 퓨처스리그서 1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4(35타수 11안타) 1홈런, 2루타 1개, 3루타 1개, 3타점 8득점 7도루 9삼진 장타율 0.486, 출루율 0.444를 마크하고 있었다. 가히 폭격이라 할 만했다. 그러나 정작 1군 무대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런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올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마지막'이라는 단어까지 꺼내며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드러냈다. 김 감독은 "신성현에게 기회를 줬다. 마지막으로…"라면서 말을 잠시 줄였다. 이어 "그런데 항상 2군에서 잘하지만 1군에서 안 쓰는 이유가…. 1군에서 굉장히 쉽지 않은 선수다. 1군으로 불렀다가 한 타석도 안 내보내고 2군으로 다시 보낸 적도 꽤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강진성을 1루수로 먼저 기용하려다가 '(신)성현아, 한 번 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본인도 잘하려고 하다보니 굳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괜찮다'고 계속 기용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실책을 범한다고 해서 믿고 계속 놔둔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럴 때에는 빨리 빼줘야 한다"고 자신의 선수 기용 철학을 밝혔다.


두산 신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