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대패하고, 팬서비스 욕 먹고…LG에 무슨 일이?
2022.05.07 15:18:59

 

[OSEN=잠실, 최규한 기자] 어린이날을 맞아 LG 김현수와 박해민이 어린이들에게 팬사인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2.05.05 / dreamer@osen.co.kr



[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는 5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어린이날 더비를 치렀다. 이제 어린이날에 ‘잠실 라이벌’ 두산-LG의 맞대결은 ‘어린이날 더비’로 정례화됐다. 다른 8개 구단은 매년 매치업이 달라지지만, 두산-LG는 고정이다. 최대 관중 시장을 자랑하는 서울을 연고로 둔, 잠실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두 팀에 대한 특혜다.

어린이날 더비에서 LG는 에이스 켈리를 내세우고도 두산에 4-9로 패배했다. 두산과 3연전에서 첫 경기를 이기고 내리 2경기를 패하며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그리고 경기 후 6~8일 창원 NC 3연전을 위해 창원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한 팬은 5일 밤 야구 커뮤니티에 울분의 글을 올렸다. 5일 LG-두산전을 관전한 LG팬으로 추정되는 이는 “목이 쉬도록 응원했다. 몸에 땀이 베이도록 응원을 했다. 게임은 질 수도 있다. 그런데 LG 귀족 선수들. 어린이날에 엘린이들 수십명이 버스 앞에서 1시간 30분을 기다렸다. 그 싸인 하나를 받기 위해 오매불망 선수들 나오는 것만 기다리며 목빠지게 게이트만 바라봤다.

결국 1시간30분을 기다린 아이들을 버리고 원정갈 길이 멀다며 버스 3대가 출발했다. 니네가 버스 운전하냐? 내일 경기를 위해 호텔 가는거자나. 버스에서 잘 꺼 아냐? 싸인 10분 해주기 힘들어? 귀족 공놀이 놈들 에라이”이라고 선수들의 아쉬운 팬서비스를 비난했다.

이어 “아참 그 와중에 두산 정수빈 선수랑 허경민 선수는 자기들이라도 괜찮으면 싸인해주겠다고 자차로 퇴근하다 차 세우고 싸인해주고 가더라”라고 두산 선수들과 대조하는 글도 덧붙였다.

어린이 팬들을 향한 LG 선수들의 아쉬운 팬서비스를 질타하는 팬의 목소리가 이해 되고, 적극적으로 사인을 해주지 못한 선수들의 상황도 이해 된다.  

LG든 두산이든 홈경기 직후 원정을 떠날 때는 잠실구장 중앙출입구(​선수단, 야구 관계자들 출입구) 앞에다 구단 버스를 세운다. 선수들이 나와서 곧장 탈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까지 자신의 짐을 싣고, 출발 시간에 맞춰 버스에 탑승한다. 선수단 버스와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공간까지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그리고 아직 KBO리그 선수들에게 팬 사인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편이다. 

물론 선수 한 두 명이라도 버스에 타기 전 팬들에게 다가가 사인을 해줬다면 더할 나위 없이 보기 좋았을 것이다. 더구나 다른 날도 아니고 어린이날 아닌가. 많은 팬들에게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어린이 팬들에게만 사인을 해줘도 좋았을 것이다. 

 

[OSEN=잠실, 한용섭 기자] 지난 4일 밤 11시 무렵, LG 문성주 등 2명의 선수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orange@osen.co.kr



어린이 팬들이 많이 찾은 어린이날이었지만, 경기 후 원정 출발이라 팬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처지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보통 홈경기 후 귀가할 때는 LG든 두산이든 선수들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떠나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다. 

지난 4일 LG-두산전이 끝나고, 밤 11시 무렵 LG의 문성주와 다른 선수 1명은 늦게까지 기다린 LG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떠났다. "문성주 선수 사인 여기까지 해주세요"라고 외치는 팬이 있는가하면, 훈훈한 장면이었다. 

LG 선수들의 팬서비스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난 1일 롯데 상대로 10년 만에 스윕패를 당한 후에도 일요일 낮 경기라 늦게까지 기다린 LG팬들에게 몇 몇 선수들이 사인을 해주고 귀가했다. 

만약 LG가 5일 경기 후 원정을 떠나는 일정이 아니었더라면, 선수들은 자차로 귀가하기 전에 늦게까지 기다린 팬들을 향해 사인을 해줬을 것이다. 두산 허경민, 정수빈처럼. 

그리고 이날 LG 선수단은 경기 전 김현수와 박해민이 정해진 시간에 팬사인회를 열었고, 식전 행사로 어린이 팬들과 다채로운 행사 시간도 가졌다. /orange@osen.co.kr

 

[OSEN=잠실, 최규한 기자]어린이날을 맞아 LG 선수들이 어린이 팬들과 미니 운동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05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