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1위, 150억 아깝지 않은 나스타…KIA 참 잘 샀다
2022.05.09 10:34:23

 

KIA 나성범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이범호, 김주찬, 최형우 그리고 이제 나성범(33)이다. 지난겨울 6년 150억원으로 FA 대박을 쳤던 나성범이 KIA의 외부 FA 영입 성공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전체 1위는 나성범이다. WAR 2.10으로 투타 통틀어 최고 공헌도를 보이고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는 WAR 1.79로 타자 4위에 올라있다. 각 회사마다 WAR 산출 방식에 따라 수치에 차이가 있지만 나성범이 현재 리그 정상급 활약을 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클래식 성적은 31경기 타율 3할1푼6리 37안타 4홈런 17타점 출루율 .417 장타율 .530 OPS .947. 

8일 대전 한화전에서 나성범의 진가가 드러났다. 1회 첫 타석부터 좌월 2루타로 포문을 연 나성범은 3회 볼넷으로 득점 발판을 마련한 뒤 4회 투런 홈런을 폭발했다. 9회 3루 내야 안타까지 3안타 4출루로 활약하며 KIA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5연승을 질주한 KIA는 15승16패로 5할 승률에 바짝 다가섰다.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1위인 KIA이지만 지금까지 타자 개인별로 오르내림의 폭이 상당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김선빈과 함께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도 “나성범과 김선빈은 기대대로 평균치를 해주고 있다”며 계산이 서는 타자들이라고 평가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 속에서 눈이 더 예리해졌다. 삼진 29개를 당했지만 볼넷 17개를 얻어냈다. 볼넷율 12.2%는 데뷔 후 개인 최고치. 공인구 반발 계수가 떨어진 영향인지 홈런이 조금 부족했는데 최근 4경기에서 2개를 때리며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나성범은 “홈런이 많이 안 나온 것은 잘 안 맞았기 때문이다. 공인구 영향은 모르겠다. 그런 것에 하나하나 신경 쓰고 의식하면 힘들어진다. 이전과 똑같이 정확하게 좋은 타이밍에 맞으면 넘어간다는 생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KIA 나성범 /OSEN DB



4월 중순까지 후속 타자들의 부진으로 견제를 받은 나성범이지만 박동원이 트레이드로 합류한 뒤 4번 타순에서 뒷받침하자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황대인의 타격 사이클까지 올라오면서 타선에 폭발력이 커졌다. 나성범도 “동원이가 와서 홈런을 잘 쳐주고 있고, 형우형과 대인이도 잘 맞으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졌다. 내 위치에서 내가 할 것만 잘하면 계속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나성범 효과는 타격에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7일 한화전에선 외야 수비에서 순간적인 판단이 빛났다. 5-4로 쫓긴 8회 2사 1루에서 한화 하주석이 우전 안타를 쳤다. 2루로 넘기는 게 정석적인 플레이지만 타구를 잡은 나성범은 2루로 뛰어가는 대주자 박정현의 움직임을 보곤 1루로 던졌다. 나성범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1루수 황대인이 포수 박동원에게 연결하면서 기습적으로 홈까지 파고든 박정현을 태그 아웃시켰다. 동점을 막은 결정적 플레이. 

나성범은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고, 순간적인 판단이었다. 원래대로라면 2루에 던지는 게 맞지만 상대가 1루 대주자로 바꿨고, 발이 빠른 선수라고 생각해 홈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자가 들어오면 동점이 되는 상황이라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1루로 던진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기록으로 나타나거나 눈에 보이는 화려한 플레이는 아니지만, 오랜 경험으로 쌓인 센스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나성범의 유무형 효과에 앞으로 KIA가 웃을 날이 많을 것 같다. /waw@osen.co.kr

KIA 나성범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