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고 셀프 징계하고…고개만 숙였던 우승 감독의 씁쓸한 퇴진
2022.05.11 15:13:27

 

[OSEN=대구, 이석우 기자]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 055 2022.05.03 / foto0307@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구성원들의 일탈에 현장의 수장으로서 고개만 숙였다. 그 결과 성적 부진의 책임을 떠안게 됐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결과가 나왔다.

NC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최근 반복된 선수단 일탈행위와 성적 부진으로 침체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2011년 NC 창단과 함께 수비코치로 합류해 수비진 안정화에 기여했다. 2018년 NC의 2대 10월 감독으로 선임된 후에는 데이터 야구를 접목하며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구는 등 다이노스를 성장시키는데 공헌했다.

2020년,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한 뒤 우승을 달성했고 2021년 5월에는 2022년부터 시작되는 3년 계약을 체결하며 구단은 이동욱 감독의 리더십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의 의지와는 별개로 선수단이 말썽을 일으켰다. 재계약 두 달만에 일탈 행위가 발생했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가 원정 호텔에서 외부인을 들여서 술판을 벌이며 방역수칙 위반 혐의를 받았다. 밀접접촉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졌고 리그는 조기 중단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당시 사장과 단장이 모두 일선에서 물러났고 사건의 당사자들은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동욱 감독은 리그 재개를 앞두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이후 이 감독은 구단 자체 상벌위원회에서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상벌위원이었던 이동욱 감독이 셀프로 징계를 내린 셈이다.

그러나 올해 또 다시 술판이 문제가 됐다. 지난 주 대구 삼성 원정 3연전을 앞두고 한규식 코치와 용덕한 코치의 술자리 폭행 시비가 벌어졌다. 한규식 코치가 용덕한 코치를 일방적으로 폭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구단은 한 코치와 계약을 해지했고 용 코치를 업무에서 배제시켰다. 구단의 한 축을 담당했던 코칭스태프까지 일탈을 범했고 이동욱 감독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우승 이후 이동욱 감독은 고개를 숙이며 야구 팬들에게 사과를 했다. 현장의 수장으로서 책임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스스로 책임질 줄 알아야 하는 성인 구성원들의 반복된 일탈 행위에 이동욱 감독도 달리 방도가 없었다.


결국 분위기 회복이 쉽지 않았고 6연패에 빠진 뒤 경질의 운명을 맞이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