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몬스터 앞에서 조마조마..."푸이그처럼 멋있게 하고 싶었는데"
2022.05.28 21:04:13

이정후 /OSEN DB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어제 푸이그처럼 멋있게 (배트플립) 해보고 싶었는데..."

키움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이정후의 연장 10회 결승 3점포가 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초반 주도권은 롯데에 내줬다. 1회말 실책 등이 겹치면서 3실점 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4회 2득점, 5회 1득점으로 3-3 균형을 맞췄다. 

이후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그리고 키움은 9회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하영민이 무사 만루 위기에 봉착한 것. 하지만 안중열을 유격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한 뒤 2사 2,3루에서 이학주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결국 키움에게 기회가 왔고 이정후가 해결했다. 10회초 1사 후 김준완의 중전안타와 김휘집의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영웅 군단의 히어로 이정후. 8회 좌중간 담장 상단을 맞는 2루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한 이정후. 롯데 마무리 최준용을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풀카운트 9구 승부까지 끌고갔다. 그리고 9구 째 148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승 3점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 후 만난 이정후는 "9회말 위기가 있었는데 (하)영민이 형이 잘 막아줘서 무조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에게 기회가 걸리면 꼭 해결하고 싶었는데 해결을 해서 기분이 좋다"라면서 "최준용 선수가 직구가 워낙 좋은 선수이지 않나. 체인지업을 앞쪽에서 커트를 하다 보니까 카운트를 잘 끌고 갔고 최준용 선수가 자신있는 공을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구 하나만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되돌아봤다.

타구속도 163km에 발사각 29.3도. 다소 발사각이 높기는 했지만 잘 맞은 타구였다. 하지만 6m의 사직몬스터 앞에서 조마조마했었다고. 그래서 원하던 멋진 배트플립 같은 세리머니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날(27일) 경기에서 푸이그는 8회초 쐐기 3점포를 때려낸 뒤 타구를 응시하고 화끈한 배트 플립으로 기쁨을 만끽한 바 있다. 

그는 "솔직히 맞자마자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 푸이그처럼 멋있게 (배트플립) 좀 해보고 싶었다"라면서 "그런데 담장이 너무 높아져서 일단 뛰었다. 또 타구가 넘어갔는지 잘 안보였고 타구가 튀어오르길래 펜스에 맞고 나온 줄 알았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2루심의 사인을 보고 넘어간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펜스 높이였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주중 잠실 LG 3연전을 마치고 부산 장거리 이동 이후 야간경기에 낮경기까지. 피로가 쌓이는 스케줄일 수밖에 없다. 그는 "사실 경기 초반에 몸이 붕 떠 있었고 뻑뻑한 느낌이었다. 안 풀리는 느낌이었다"라면서도 "환경 핑계를 댈 수는 없다. 롯데도 똑같은 조건이었다. 그래도 오늘 승리를 해서 기분 좋게 푹 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다시 한 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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