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마저 분노 폭발' S존 갈등 심화→좌시하지 않는 KBO "상벌위 개최한다"
2022.05.29 10:55:09

 

키움 전병우. /사진=뉴시스

 

스트라이크 존을 놓고 타자들과 심판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전병우(30·키움)가 방망이를 내동댕이친 뒤 퇴장을 당한 데 이어 전날(28일)에는 이대호(40·롯데)가 심판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일단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병우 퇴장 건에 대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겠다"며 폭력적인 행동 등에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키움-롯데전.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6회말 롯데의 공격. 키움의 투수는 최원태. 타석에는 선두타자 이대호가 들어섰다.

초구 스트라이크와 2구째 볼을 지켜본 이대호. 이후 3구부터 8구까지 6구 연속 파울을 때려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9구째 볼을 골라낸 이대호는 10구째 또 파울을 기록했다. 이어 제 11구째. 최원태의 커브(117km)가 큰 곡선을 그리며 포수 미트 안으로 들어갔다. 높은 쪽에 형성된 코스. 우효동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삼진 아웃이었다. 이에 이대호는 제자리에서 펄쩍 뛰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손을 휘저으며 높았다는 뜻의 제스처까지 취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즉각 더그아웃에서 뛰쳐 나와 우 주심과 이야기를 나눴다. 문규현 수석코치와 나경민 코치가 이대호를 말렸고, 그제야 이대호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TV 중계화면에는 계속해서 분을 참지 못한 듯, 이대호가 헬멧을 내던지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결과적으로 우 주심은 퇴장 명령까지 내리지는 않았다.

 

롯데 이대호(가운데). /사진=뉴스1


앞서 26일 경기에서도 스트라이크 존에 타자가 크게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이 나왔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LG전. 키움이 10-3으로 앞선 7회초. 2사 2루 상황. 전병우가 타석에 나섰다. LG 투수는 허준혁.

초구 바깥쪽 낮은 속구가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은 뒤 2구째 체크 스윙 역시 헛스윙으로 인정됐다. 볼카운트 0-2에 몰린 전병우. 이어 3구째 포크볼(131km)이 높은 코스로 형성됐고, 송수근 주심은 삼진 콜을 했다. 그러자 전병우는 곧이어 배트를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친 뒤 헬멧까지 땅바닥에 내던지며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송 주심은 곧바로 퇴장을 선언했다.

올 시즌 9번째 퇴장이자 스트라이크·볼 판정 관련 4번째 퇴장이었다. 앞서 키움 이용규가 4월 5일 고척 LG전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이어 LG 김현수가 4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퇴장 처분을 받은 뒤 같은 날 삼성 피렐라가 역시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가 퇴장 명령을 받았다.

다만 이들은 전병우처럼 배트와 헬멧을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친 것은 아니었다. 이에 별도의 상벌위원회 역시 열리지 않았다. 당시 KBO 관계자는 "앞으로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때마다 매번 상벌위원회를 개최해야 할 사안인가에 대해서는 좀더 고민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 폭력 행위 등 사안이 심각하다면 상벌위원회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배트를 투척한 전병우의 퇴장 건에 관해서는 상벌위원회가 소집될 예정이다. KBO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오는 30일 전병우의 퇴장과 관련해 상벌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배트를 내던지는 등의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상벌위원회를 연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는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예전에는 설사 항의가 나오더라도 원활한 경기 운영에 중점을 뒀다면, 올 시즌에는 불미스러운 항의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리그 전체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주셨다면 좋겠다"며 시즌 시작 전부터 10개 구단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에 협조를 당부했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이 3월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2년 스트라이크 존 설명회에사 매년 점점 좁아지고 있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